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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백요셉씨 인터뷰 (1)] 백요셉, 한국 사회를 말하다

안일한 사고에 갇힌 대북정책 옳지 않아

북한에 대해 강경하고 저돌적인 마인드로 무장해야

세분화, 차별화 된 맞춤형 복지 정책 필요


야권 정치인에 대해 서슴없이 비난을 페이스북에 토해 냈던 백요셉. 그가 대한민국 SNS의 이슈 메이커로 떠오른 것은 지난 6월 임수경 의원의 막말을 페이스북에 폭로했던 바로 그 순간부터였다. TV토론 프로그램, SNS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 밝히기를 꺼리지 않았던 백요셉은 정치인들의 색깔 논쟁에 결정적으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혜성처럼 등장하여 국민의 이목을 끄는 그에 대해 정치인들은 불신의 눈초리를 던졌고, 국민들은 궁금해 했다. 하지만 강연회나 토론 프로그램, 페이스북을 제외하고는 백요셉은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다.

 페이스북으로 접촉해,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그는 TV화면이나 SNS에서 접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나타난 백요셉은 수수한 옷차림을 한 28살의 대한민국 청년의 전형이었다.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이라는,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진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날의 백요셉은 한국외국어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답게 풋풋한 모습이었다. 약속에 늦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시작된 인터뷰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호전적으로 응수를 하던 것과는 전혀 달리 편안하고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백요셉씨(28, 한국외국어대학교)


1. 안철수 원장이나 정동영 의원에 대한 백요셉씨의 비난 글은 대한민국이 표방하는 사상의 자유, 관용에 어긋난다는 비난이 있다.

- 나는 북한을 몸소 경험했기에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안철수 원장이나 정동영 의원이 어째서 북한 국민의 실상을 외면하고 그 정부(김정은 정부)를 비호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남한의 안일한 프레임에 갇혀서 주장하는 대북 정책일 뿐이다. 사상의 자유와 관용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오히려 자유와 관용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를 묻고 싶다. 나는 여러 번의 강제 북송을 겪어 온 만큼 남한의 자유 민주주의가 몹시 소중하다. 물론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갈등은 필요하지만 남한의 민주주의의 기틀을 흔드는 자유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욕할 수 있는 자유조차도 몹시 소중하지만, 자유민주주의는 상대적인 것이다.


2. 유럽과 같이 자유민주주의가 매우 발달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공산주의도 정당한 사상으로 인정받는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진보정당과 복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북한의 공산주의는 1970년대 이전과는 달리 김일성의 신격화를 거치면서 많이 변질되었다. 공산주의는 역사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현재 가장 이상적인 이데올로기는 자유민주주의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 정치인이 주장하는 복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든다. 때때로 이들이 인간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다. 때문에 인간에게 공짜로 베푸는 것은 공산주의 실패의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에 불과하다. 과연 그렇게 세상을 뒤집어 엎는 것이 진정으로 좋을까 싶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분화되고 차별화된 복지정책이지, 결코 무분별한 복지정책의 남발이 아니다. 

 


3. 햇볕 정책과 상호주의 정책과 같은 대북 정책에 대한 견해?

- 어떤 정책이나 완벽한 정책은 없다. 그렇지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한 퍼 주기 식의 대북정책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북한에서 가장 많이 굶어 죽었을 때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많은 지원을 했을 때이다. 김 전 대통령의 순수성은 이해하지만 당시의 정책은 오히려 북한의 실정을 외면한 것이었다. 북한은 미국이나 국제연합(UN), 대한민국과 같은 곡물의 출처를 숨기지 않은 채 이것을 적국의 조공이라고 표현했고, 이는 주민들의 정부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는 마치 암과도 같다. 암은 뿌리부터 제거해야지, 단순히 진통제만 주사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상호주의 정책은 양날의 검과도 같은 것으로서 그는 대북 정책에 대해 상호 비즈니스적으로만 접근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대북정책은 남한의 상업주의적인 마인드로 접근했기에 더 큰 갈등을 야기했다. 차라리 남한이 더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4. 북핵 문제 및 북한에 대한 생각?

- 남한의 정치인들은 사대주의가 심하다. 중국과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단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을 만큼의 배짱을 길러야 한다. 갈등을 이용해야 한다. 남한의 저자세는 옳지 않다. 전쟁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내게도 전쟁은 누나와 친구와의 전쟁을 의미하기에 피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강화를 원하는 이유는 힘을 길러야만 강대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을 생각하면 된다. 이스라엘의 승리는 무기가 아닌 저돌적인 마음가짐으로써 가능했다. 남한 사람들은 현재 안일함에 빠져 있는데, 이는 정치적인 카드, 심리적인 카드를 북한에 넘겨준 것이나 다름없다. 남한은 미국이 빠져 나가면 북한에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빠져도 북한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저돌적인 마음가짐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 역시 남한에서 군 입대를 원한다.


5. 탈북민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는가?

- 아니다. 탈북민들 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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