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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대의 현안, 제4차 당대표자회

북한 4월 달력을 보면 굵직굵직한 행사가 많다. 우선 북한에서 가장 큰 공휴일로 손꼽히는 김일성 생일(북한식 표현으로 태양절)이 4월 15일에 있다. 김일성 생일 다음주인 4월 25일에는 조선인민군 창건일이 자리 잡고 있다. 4월 4일에는 청명도 있다. 그리고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대표자회도 있다.

(KT.묵념하는 북 김정은, 연합뉴스, 2010년 9월 30일)


통상 당대표자회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필요에 따라 개최하는 회의이다. 1차 당대표자회는 1958년 3월에 개최되었고 2차 당대표자회는 1966년 10월, 3차 당대표자회는 2010년도 9월에 개최됐었다. 3차 당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함을 받으면서 공식적안 후계자에 오른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 당대표자회의 날짜는 4월 중순이라는 이야기만 있었을 뿐 정확한 날짜는 공지가 되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정은이 대원수 칭호를 받았던 4월 13일이 4차 당대표자회되 날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당대표자회, 북한은 과잉충성열기로 가득차고 있다.

(北 '최고존엄 모독' 격한 반발…15만명 군민대회, 연합뉴스, 2012년 3월 4일)



#1. 2012년 3월 4일 조선중앙TV는 김일성광장에서 열리는 평양시 군민대회를 실황으로 방송했다. 이 날 군민대회에 참여한 숫자는 약 15만명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이다. 방송에서 이영호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무차별적인 성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남 비방 열기를 높였다.
 
평양시 군민대회에 참여한 고위직 인물은 이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김기남, 최태복, 김영일, 최용해 당비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 평양시에서 이름 있는 인사들은 참가했다. 

(북 4군단 사령관에 변인선 임명, 연합뉴스, 2012년 3월 6일)



#2. 2012년 3월 6일 조선중앙TV에서 군고위직 인물들이 등장했다. 조선인민군 2군단 사령관인 김형룡과 4군단 사령관인 변인선이 등장했다. 4군단은 지난 연평도 포격사건과 천안함 폭침 사건을 주도한 곳으로 대남 비방의 목소리가 큰 곳 중 하나이다. 변인선 4군단장은 "지금 우리 군단 장병들의 심장바닥에는 치솟는 증오와 복수의 일념으로 펄펄 끓어번지고 있습니다."라고 인터뷰를 했다. 이 날 영상에는 포 사격을 준비하는 모습과 함께 백령도, 연평도 지역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위협을 하였고 대남 비방을 강화하였다.

(노래하는 北 오극렬 가족, 연합뉴스, 2012.3월 10일)


#3. 국제 부녀자절을 기념하는 은하수 기념 음악회 “여성은 꽃이라네”가 진행되었다. 은하수 관현악단의 무대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깜작 무대가 준비되었다.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자신의 손자, 손녀까지 대동하여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게 <<나의 사랑 나의 행복>>을 불렀다. 올해로 81살인 군 원로 오극렬이 김정은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점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 날 행사에서 나이가 지긋한 이용하 당중앙위 제1부부장, 김원홍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이 무대 위로 올라와 노래를 불렀다.

이 3개의 사건은 3월 초 북한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엘리트 집단은 최소 현재의 위치를 보장 받거나 더 높은 직위를 얻기 위해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

권력이 넘어가는 과도기 시기에 북한 엘리트 집단은 출세를 위해 더욱 강력한 충성을 보일 것이다. 한 예로 지금 북한에서는 남측에 대한 비방이 경쟁하듯 날로 커지고 있다. 그 중 군부는 선군정치체제에서 김정은에게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 공개 천안함 조사 결과 브리핑 사진, 연합뉴스, 2010년 5월 20일)


과잉 충성 결의는 우리에게 좋지 않다. 2010년 3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천안함 피격 사건은 한 예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의 원인 중 하나는 군부의 과열된 충성으로 인해 발생이라고 추측하는 견해도 있다. 

역사를 보면 한 국가의 체제가 불안할 때 외부의 적에게 시선을 집중시켜 단결하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국내의 어지러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조선을 침략했었고, 1차 대전 이후 히틀러는 혼란스러운 독일에서 하나로 단결하고자 유대인이라는 적을 설정하여 국가 기반을 튼튼하게 했다. 과거의 사례들을 보아 북한도 대남 비방을 통해 대내 결집에 총력전을 필 것이다.  

한반도는 지금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6자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타결된 북미간의 대화 합의는 한반도에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북한의 통미봉남이다. 북한은 2월 적십사자의 이산가족상봉을 거부한 바 있다. 우리의 제의는 거절했지만 베이징에서 미국과 대화에 나섰다. 대화를 통해 북한은 핵 사찰을 수용하여 미국에게 식량지원을 받아냈다.   

통미봉남이 실행 된다면 한반도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미관계가 좋지만 탈북자 문제와 이어도 문제로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이런 복잡한 관계 속에서 통일을 향해 움직이는 우리의 행동은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이지만 서로가 비방을 자제하고 신뢰를 구축한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다. 대내외적으로 외교관계도 지금은 복잡하지만 훗날 한반도 통일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면 주변국들도 우리를 도울 것이다. 
 
우리는 통일을 당연시 되는 날을 향해 묵묵히 할 일을 해야한다. 지금 당장 성과가 안나온다고 포기한다면 분단은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