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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이산가족 상봉,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우리시간으로 2012년 2월 29일 저녁 11시 미국과 북한에서 동시에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에 합의한 3차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북미간 합의문을 보면 '문화·교육·스포츠 분야에서 인적 교류를 강화한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양국가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정치성을 띄는 분야에서부터 교류를 하겠다는 의도가 보입니다.

(北리용호 뉴욕 도착.."6자회담 잘 될 것", 연합뉴스, 2012.03.07)


남과북도 북미 대화에 따른 내용에 맞춰서 언제든지 문화교류를 진행할 여지가 생겼습니다. 남북간의 문화교류는 합동연주회나 스포츠경기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있습니다.  

(CH.작별인사 하는 이산가족, 연합뉴스, 2010.11.04)


현재 이산가족 상봉 상황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적인 색깔을 뛰어 넘어 우리가 꼭 진행해야 할 인적 교류입니다. 2010년 10월에 이뤄졌던 이산가족 상봉을 마지막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현재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기자회견하는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 연합뉴스, 2012.02.14)

 
우리는 남북한의 꽉막혀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지난 2월 14일에 대한적십사자 총재의 이름으로 2월 20일에 개성 또는 문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 제의를 했습니다.

북한은 무대응으로 나섰습니다. 북한은 4일 뒤인 2월 18일에 북한 신문인 민주조선에 논평을 통해 “남조선당국이 한쪽으로 ‘상봉’과 ‘교류’를 떠들면서 다른 한쪽으로 ‘5.24 조치’ 고수에 대해 역설하는 것은 눈감고 아웅 하는 협잡행위”라고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6일 뒤인 2월 24일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 정부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이행을 통째로 가로막았다고 이야기하면서 “북남공동선언을 이행할 의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이산가족 문제에 그 무슨 관심이나 있는 듯이 여론을 오도하려 하고 있다”고 비방 성명을 냈습니다. 이후 한미공동군사연습에 대해 매일 비난하는 성명을 보도하고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6.25 전쟁이 발발한지 이제 62년이 흘렀습니다. 얼굴에 솜털이 가득했던 소년들은 이제 여든이 가까운 나이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북쪽에 가족이 있다는 것으로 남들에게 곱지 않은 눈초리를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그런 차별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을 못본다는 슬픔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김천식 차관, 이산가족 방문, 연합뉴스, 2012.01.20)

 
작년 말을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명 중 37.2%인 약 4만8000명이 친지들을 보지 못한채 눈을 감았습니다. 생존해 있는 사람들도 절반 가까이가 80대 이상 고령 이산가족입니다. 
 
북한 또한 이산가족들이 해마다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것입니다. 북한은 우리보다 평균수명이 낮기 때문에 우리보다 더 적게 이산가족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1년에 4000명씩 핏줄을 못만나고 죽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남북간의 교류 시작?
아직 북한측의 대답이 없기는 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평전과 서울시립교악단의 평양공연을 북측에 제안하기도 했었습니다. 정명훈 시울시립교양악단 예술감독이 얼마 전 평양에서 3월 14일에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되는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합동공연을 지휘하기 위한 점검을 하였습니다. 이번 일을 신호탄으로 남북간의 현재의 경색된 국면을 돌파하고자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지휘자 정명훈 평양 도착, 연합뉴스, 2012-02-29)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탈북자 북송 문제로 매일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매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기 위해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십시일반 시위에 참가하여 탈북자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온정의 손길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탈북자 문제에도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보편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처럼 이산가족 문제에도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우리의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북 '금강산관광 새 사업자와 시작', 연합뉴스, 20110.04.08)


2002년도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더 많은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에 대해 남과북은 필요성을 느끼고 합의했습니다. 2004년도에 착공을 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건설은 중단도 되고 했지만 건물은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에 쓰인 횟수는 단 2번입니다. 2010년 10월이 마지막 상봉이었으니 현재 이산가족면회소는 근 1년 반 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었습니다.  
 
남북관계가 신뢰 속에서 더욱 굳건해지고 이산가족 교류가 잦아지면서 이산가족면회소에 매일 빈방이 없었으면 좋겠고 통일이 되어서 이산가족 면회소가 문을 닫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