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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도대체 신년공동사설이 뭐길래?

 

   계획을 세우는 것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연습계획을 세우고, 선생님이 되기 위해 임용고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계획을 필요로 합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새해 계획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출발이며, 그동안 세웠던 계획의 연장선일 것입니다.

   북한의 신년공동사설도 매년 11일에 나오는 새해 계획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을 주장해오던 북한의 계획은 무엇을 목적에 둔 계획일까요? 오늘 기사에서는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신년공동사설의 기원

   1945815일, 광복을 맞이한 이후 첫 해를 맞이하는 1946년에 김일성은 신년을 맞이하면서 전국인민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그 이후 축하문, 연설, 신년사, 신년사설, 공동사설 등의 명칭으로 신년사설을 발표했습니다. 김일성 생존 시에는 주로 육성으로 발표되었고, 지금처럼 3대신문(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공동사설의 형식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김정일 사후 첫 해인 1995년부터였습니다.


 


최근 신년공동사설의 분량
 

최근 신년공동사설의 글자수는 12천자~ 13천자 분량 (A4용지 11~12분량)으로 작성되며, 해마다 분량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신년공동사설과 군중대회 

북한에서는 신년공동사설을 사설형태의 글로 표현되는 무형의 외침에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이는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민들이 모여 이를 관철하기 위한 군중대회를 개최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군중대회는 평양시 및 각 지역에서 청년전위, 여맹 등 근로단체 궐기모임 등을 통해 실시되고, 평양에서만 모이는 인원이 10만여 명이 넘을 정도로 큰 행사입니다. 그동안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완성을 주장해온 북한이 맞이하는 2012년은 가장 큰 규모의 군중대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속에 "올해 공동사설에 제시된 전투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구호에서
신년공동사설 군중대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신년공동사설 제목과 주요내용


통일부 '2012년도신년공동사설분석-대외배포용(120101)' 자료 재구성



2012년 신년공동사설이 주목되는 이유
 
   19988월 북한은 노동신문 정론을 통해 처음으로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정치 구호를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는 '강성대국 진입을 2012년까지 이루겠다'는 구체적 구호까지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2년 직전 김정일 국방위원장 유고는 향후 북한의 변화에 대해 전 세계가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즉 올해의 신년공동사설은 강성대국 진입과 맞물려 향후 김정일 유고 이후 새로운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시될 수 있기에 더욱더 주목을 끄는 이유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고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에 의하면 올해 신년공동사설은 김일성 사망 다음해인 1995년 신년공동사설처럼, 김정일에 대한 애도표시와 함께 용도 업적 거론  김정은 중심의 결속 강조 지난해 업적 평가 올해 과제 제시의 순서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김일성의 사망 이후 신년공동사설과 김정일 사망 이후의 신년공동사설이 갖는 구성상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내용면에서도 과거 김일성 사후 김일성의 뜻을 이어간다유훈통치를 실시했던 것처럼, 김정일 사후 김정일의 뜻을 이어간다는 유훈통치를 실시할 것으로 내비쳤습니다. 통일부에서 배포한 ‘2012년도 신년공동사설 분석자료에서도 이번 신년공동사설의 주요특징을 김정일 유훈통치에 따른 기존 정책 노선 유지로 보고 있습니다.


2012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 전문에서 발췌

   사실 유훈통치는 이전 지도자의 뜻을 이어간다는 측면 이외에도 지도자 유고로 인한 혼잡을 유훈통치’를 이용해 안정을 꾀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만약 김정일의 뜻이 잘 이어지지 못한다면 북한 정권이 안정적이기 어렵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이지 못한 2012년의 출발

   강성대국의 뜻이 '사상과 군사강국의 위력으로 경제 건설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안정은 사상과 군사, 경제 분야와 동떨어져있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사상과 군사 분야보다 인민들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 분야는 강성대국 진입을 위한 당면한 문제이며, 향후 체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습니다. 김정일이 살아있던 201019일자 노동신문에 "공화국이 정치사상적, 군사적인 면에서 강국의 지위에 올라섰으나 인민들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서 살도록 해야 한다는 김일성 유훈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최단 기간 안에 해결할 것이다"고 언급한 것은 반대로 쌀밥과 고깃국 조차 먹지 못하고 있는 북한 경제를 말해주었습니다. 이는 신년공동사설에서 경제 관련 언급도 반대로 넉넉치 못한 현재 경제 사정을 말해주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자력갱생이라는 구호로 경제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자력갱생이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 없이 큰 성과를 얻을 수 없었음을 북한 스스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신년공동사설에서도 자주, 친선, 평화의 이념을 견지하며 북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국가들과 선린우호관계를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을 강조한 점은 외부국가와의 협력을 염두 한 언급일 것입니다. 하지만 통일부 신년공동사설 분석자료에서 지적한 대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언급했던 비핵화 실현입장 등 핵문제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점으로 비추어보았을 때 2012년 북한의 대외협력관계가 쉽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12
년은 강성대국 진입의 첫 해이자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의 30, 김정은의 70돌 그리고 김일성의 100, 인민군 창건일 80을 맞이하는 북한의 기념적인 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건전하게 성장하기위해서는 핵문제 해결 없이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신년공동사설의 한계를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며 우리는 주변사람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주고 받습니다. 이와 다르게 한민족이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북한과 남한은 새해를 맞이하며 서로에게 복을 빌어줄 시간도 없이 서로의 동향을 파악하기 바쁜 현실입니다. 통일이 가까워진 시기에 남과 북의 신년사를 상상하며 오늘 기사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