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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동국대 북한학과 폐지 논란, 그 이후..




몇 달 전, 통일부 블로그에 <'북한학과'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북한학과 특집 기사를 3편 연달아 개재했었죠!
(↓기사 보기)
① 학문계의 블루오션, 북한학 (http://blog.unikorea.go.kr/1552)
② 북한학과가 사라진다 (http://blog.unikorea.go.kr/1553)
③ 북한학과는 통일기초학문 (http://blog.unikorea.go.kr/1555)






최근 대학가에서 줄어드는 북한학전공의 현황과 더불어 재학율 및 취업율을 근거로 북한학과 폐지 움직임을 보였고
그 결과 고려대학교와 동국대학교의 북한학과만 남게 되었는데요.
동국대마저도 북한학과 폐지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학과 학생들은 그와 같은 학문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의견을 표명해 왔습니다.

 

"세계최초, 국내최초 북한학과"라는 자부심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의 의지를 담은 피켓팅 시위도 해 보았고,


 

보다 많은 학생들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대대적인 서명 운동도 벌였으며,

 

북한학과뿐만 아니라 <학문구조 개편안>해당하는 과 학생들,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타과 학생들이 함께하는 릴레이 108배 운동도 했습니다.


이렇듯 학과 폐지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학교 내외에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습니다.





더불어 온라인에서의 활동 또한 문제 인식의 확산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도 우리 북한학과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글을 올렸는데요. 그 중 네이트판은 조회수 10만에 이르러 인기글인 톡으로 선정되었고, 추천수는 무려 2000건을 넘게 얻는 등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로 이 곳, 통일부 공식 블로그에 올렸던 글에 달린 댓글을 통해서 뜨거운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상의 활동을 통해서 알게된 것은,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북한학과의 폐지를 염려하고 있고 나라의 미래인 통일을 위하여 북한학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북한학과의 학부생들뿐만 아니라 북한학 대학원생들도 연계전공화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힘써왔습니다.



11월 초에는  "21세기 한반도와 북한학과의 미래"라는 이름의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북한학 분야의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북한학과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였습니다.
 

 

"과거 독일에서도 '동독연구'의 형태로 정치학 내에 동독학이 존재했다. 동독이나 북한과의 관계발전이라는 정태적 인식을 넘어 동독학(북한학)이 제공하는 평화와 문화적 함의에 주목해야 한다. 아래로부터의 화해협력 발전이 본격화된다면 더 많은 정치적 상상력과 실험들이 필요하고, 그 경험의 축적은 통일 후에도 중요한 자산이자 통합의 근거로 활용될 것이다."

-이동기(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북한학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필요없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외교, 안보, 대북, 통일 분야를 통틀어 가장 수요성이 강한 분야이다. 북한과 통일을 모르고서는 제대로 나라를 이끌어가기 어렵다. 따라서 북한학은 가장 기초가 되는 연구 분야가 되어야 하고, 그런 점에서 국가대전략으로서 북한학전공 학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근식(경남대학교 교수)
"한반도 도약의 유일한 창은 바로 통일이다. 북한학 전공자는 말 그대로 전문가(specialist)이고, 그러한 특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실적 노력이 필요하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북한학과를 너도 나도 만들자고 하는 현상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
-진희관(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학교 안팎에서 우리의 뜻을 알리기 위해 힘쓴 결과, 각종 언론에서도 '북한학과 폐지 논란'에 대해서 하나둘씩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언론의 물살을 타고 KBS '남북의 창' 프로그램에서는 북한학과에 대한 특집 방영을 하고, 뉴스로 집중 보도까지 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북한학과 폐지 문제, 유독 사회적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에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얼마 전, 발표된 동국대학교 측의 학문구조 개편 확정 공고는 바로 다음과 같았습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북한학전공은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분단국가에서의 상징성, 동국대 북한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대,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지원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존과 같이 존치하기로 하였다.

이 확정안에 따라서 동국대 북한학과는 신입생 인원 감축 외에는 현행대로 학과를 유지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북한학이 학문으로서 정립되지 못하던 시점에 출범해 이제는 정치·군사 등 정통 북한연구의 범주에서 사회·예술 쪽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정부가 통일비용 같은 대책 마련을 강조하면서 북한연구 지원에는 소홀한 것 같다. 전문가로서 꿈을 키워가는 북한학과 학생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세웠으면 한다. 또 기업도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지원하는 뜻에서 북한학과 출신들에게 문호를 열어 줬으면 좋겠다” (중앙일보 인터뷰)

-고유환(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북한연구학회 차기회장)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 이후 북한의 체제가 어떻게 될지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관련 기사의 절반 이상에 동국대 북한학 교수가 등장하는 등 북한학과는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학과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단순 피상적 분석이 아닌, 북한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바라보며, 그를 바탕으로 심층적인 고찰과 분석, 그리고 전망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일로 인해 북한학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입니다.


"북한문제는 한국 사회에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북한에 대하여 양적·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접근이 필요한 시기에 북한과 관련한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과거 서독에서도 동독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수가 적어 통일 후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필요로 했다. 이를 교훈삼아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에 대한 연구를 확대시킨다면 앞으로 발생할 다양한 문제들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머니투데이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로써 북한학과 폐지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짧게는 지난 몇 개월간, 길게는 지난 몇 년 간 학과 학생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북한학과 폐지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을 통해서 북한학과에 대한 희망을 보았고, 북한학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동력으로 우리 모두가 학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북한학과를 살리고자 했던 의지는 단순히 과의 존폐와 개인의 미래 차원을 넘어서, 한국의 평화와 통일 미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 비극적인 전쟁을 겪었고 분단의 아픔을 지닌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제약이 존재합니다.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남쪽 절반만이 아니라, 북쪽까지 아울러 폭넓게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비록 섬나라처럼 살아왔지만, 우리가 본디 가슴 속에 지니고 있는 대륙의 숨결을 느낄 줄 알아야 합니다. 방학이 되면 대학생들이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 항공권을 예약할 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평양으로, 신의주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를 지나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고 대륙 횡단을 꿈꿀 수 있어야 합니다.

한반도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외면했던 반쪽 땅인 북한을 알아야 하며, 북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평화와 통일의 가치를 자신의 미래에 투영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는 데 있어서 북한학과는 기초적인 발판이자, 상상력의 날개가 될 것입니다.




최근 동국대 북한학과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http://www.facebook.com/nkstudies)를 신설하였는데요. 지금까지 북한학은 특수 분야라는 학문적 특징에 따라 다소 폐쇄적이라는 한계를 지녀 왔다면, 이러한 학문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북한학에 대하여 보다 개방적이며 열린 소통 방식을 모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계정에서는 '좋아요'를 누른 사람에게는 누구든 북한학과 관련된 소식, 북한과 통일을 주제로 한 세미나 등 관련 행사 소식, 북한학 또는 넓은 범위에서의 북한과 통일 연구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북한학을 배우고 말고를 떠나서, 북한학의 존재만으로도 분단 현실을 인식하고 평화의 가치를 되새김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통일의 가치를 퇴색시키지 않고 세대를 넘어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데 북한학과는 그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동국대 북한학과는, 학교의 방침에 따라 존속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북한학은 북한만이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 동북아의 평화와 연관지어 고민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북한학이 '북한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아도 될 그 날, 남북의 보이지 않는 선이 사라지는 통일의 그 날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물론, 이번 위기를 진정한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북한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과 더불어 학문의 장점은 살리고 한계점은 극복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북한학도로서,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 미래를 나의 미래와 밀접하게 연관지어 꿈꾸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살며시 찾아오듯 통일도 언젠가 우리에게 보다 가까이 스며들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상으로 최수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