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대 명산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은 혹시 등산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등산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주말이 되거나 가끔씩 시간이 남으면 종종 집 주변의 산을 오르곤 하지요. 제 생각에 우리나라만큼 산을 사랑하는 나라는 참 드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 한민족은 산을 이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한반도의 전체 국토 비율 중 약 70%를 산악지형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의 5천년 역사 동안 가장 친숙한 것이 바로 이 산이기 때문에 유달리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한반도의 산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아름답습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의 모습은 정말 빼어난 절경이라는 말을 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이지요.
<붉은 점이 한반도의 5악, 푸른 점은 신라시대 5악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반도에는 5대 명산이 있다고들 합니다. 위 지도를 보시면 남악의 지리산, 중악의 삼각산, 동악의 금강산, 서악의 묘향산, 그리고 북악의 백두산이 있습니다. 바로 이 5산을 ‘한반도 5악’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종종 삼각산 대신 구월산을 택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분단이 된 이후, 우리는 한반도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산들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쉽게 가지 못할 땅이 되어버렸죠.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래서 북한은 '한반도 5악' 대신 '북한의 5대 명산'을 지정하고 이를 홍보하고 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북한이 새로 꼽은 5대 명산을 살펴보도록 하죠.
1. 한반도를 대표하는 '한반도의 지붕' -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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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의 빼어난 절경>
이중환의 택리지 中
"백두산은 여진(女眞)과 조선의 경계에 있으며 온 나라의 지붕 역할을 하고 있다. 산 위에는 큰 못이 있는데 둘레가 800리가 되고, 그 못에서 서쪽으로 흐른 물이 압록강이 되고, 동쪽으로 흐른 물이 두만강이 되었으며, 북쪽으로 흐른 물은 혼동강(混同江)인데 두만강과 압록강 안쪽이 곧 우리나라다."
위 사진만 보더라도 백두산의 절경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백두산은 한반도를 대표하는 명산인 만큼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랍니다. 그 높이만 무려 2750m로 서울의 63빌딩의 높이가 약 250m라는 것을 비교해볼 때, 그 높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엄청난 높이로 인해 '한반도의 지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답니다.
백두산은 양강도 삼지연군에 속해 있으며, 백두산이라는 이름은 백두산의 꼭대기에 흰색의 부석이 있는 것이 마치 흰 머리와 같다고 해서 백두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백두산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지금으로부터 약 100만여 년 전, 화산작용으로 인하여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용암이 뿜어져 나와 이루어진 화산이 바로 백두산이랍니다. 그리고 뿜어져 나온 용암이 현무암 용암이기 때문에 이 백두산의 많은 부분이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백두산은 우리 역사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군 신화에서는 백두산에서 부터 이어진 삼지연 부근에 단군이 처음 나라를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시대부터 백두산을 둘러싸고 그 경계에 관한 분쟁도 자주 일어났습니다. 이에 숙종 때에는 백두산 천지에서 동남쪽으로 4km떨어진 부근인 해발 2,200m 고지에 백두산 정계비를 세워 조선시대의 국경을 명확히 했지요.
하지만 현재 백두산은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바로 백두산이 휴화산이기 때문인데요, 휴화산은 말 그대로 '화산 활동을 잠시 쉬고 있는 산'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 어느 정도의 규모로 폭발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그 규모는 세계 역사상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크게 일어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도 백두산의 화산 폭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지요. 하지만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에 북한은 애꿎은 중국이나 영국과 같은 국가들과 이 같은 문제를 연구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지요. 하루 빨리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남북 공동으로 백두산을 연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 또 다른 민족 숭배의 대상 - 묘향산
<묘향산의 아름다운 모습>
다음은 묘향산입니다! 묘향산은 평안남도와 평안북도에 길게 걸쳐있는 하나의 산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높이는 약 1,909M로 백두산에는 조금 못 미치는 높이입니다. 하지만 묘향산 또한 예로부터 동금강, 남지리, 서구월, 북묘향이라고 하여 아름다운 산을 꼽을 때에는 항상 빼놓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그 아름다운 절경이 유명한 산이랍니다. 묘향산이라는 이름은 고려시대 이전부터 묘향산에 특히 향기로운 나무들이 많이 자라서 역풍, 순풍이 불던 상관없이 그 반대방향에서도 독특한 향기를 풍긴다고 해서 묘향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묘향산도 우리 역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데요, 일연의 <삼국유사>에 의하면 <고기(古記)>에 환웅이 무려 3000명을 이끌고 태백산 정상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왔다고 전해지는데 일연은 이 태백산을 지금의 묘향산으로 비정하고 있답니다. 이것을 볼 때, 이르면 통일신라부터 늦어도 고려시대에 묘향산이 단군신앙과 결부되어 민족의 신성한 산으로 받들어진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었던 휴정스님>
그리고 묘향산은 조선시대 당시 임진왜란 때에도 휴정스님을 대표로 한 승병들의 근거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1592년 왜적들이 조선 땅을 침략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점점 조선의 국운이 다할 무렵, 당시 73세의 고령이었던 휴정 스님은 전국 각지에 격문을 보내어 의승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였고, 이에 승병들은 휴정 스님을 필두로 직접 평양성 전투에 참가하여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숭유억불사상이 팽배해 있던 조선시대에서 선조는 이례적으로 휴정에게 팔도선교도총섭이라는 승첩을 주었으나, 그는 제자인 유정에게 물려주고 다시 묘향산으로 돌아와 입적하였습니다.
이에 묘향산은 산수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각종 아름다운 사찰들이 많이 있는데요,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묘향산에만 약 360여 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휴정 스님이 입적하고 그의 사리가 있는 보현사가 있습니다.
3. 9월에 가장 아름다운 - 구월산
<구월산의 빼어난 경치, 가슴이 탁 트이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구월산은 아마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산일 것 같습니다. 구월산은 황해도 전역에 걸쳐 위치해 있는 산으로, 높이는 약 945m밖에 되지 않는 그리 높은 산은 아닙니다. 하지만 구월산은 높이보다는 그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구월산의 아름다움이란, 바로 기암절벽 등으로 인한 명승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는 유달리 구월산에 풍화작용이 심하여 많은 바위들이 깎아지른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사이로 크고 작은 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구월산 이름의 유래 또한 많지만 '9월에 가장 아름답다'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또한 구월산도 많은 역사적 유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옛날 단군이 평양에 도읍을 정하였다가, 이곳 구월산 즈음에 수도를 옮기고 수천 년간 나라를 다스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구월산에는 단군이 있었다는 장당경, 환인과 환웅 그리고 단군을 모시는 삼성사, 활을 쏘는 데 사용한 사궁석이 지금도 남아 있답니다.
4. '일곱개의 보물' - 칠보산
<아름다운 칠보산의 가을 풍경>
이중환의 <택리지> 中
"함경도 일대는 산이 모두 크기만 하고 계곡이 황량하여서 명산이라 부를 만한 것이 없다. 오직 명천에 있는 칠보산(七寶山)이 동해 가에 위치하여 골짜기에 들어가면 돌의 형세가 깎아지른 듯하며, 기묘한 형상은 거의 귀신의 솜씨인 듯하다”
아마도 칠보산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칠보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대한민국에도 총 4곳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각각 수원, 정읍, 괴산, 영덕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이 칠보산은 함경북도 명천군에 속해 있습니다. 해발 894m이기 때문에 다른 명산들에 비하면 낮은 축에 속하지만, 그 빼어난 절경만큼은 그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다고 평가받습니다. 이 칠보산의 명칭 유래 또한 칠보산의 아름다움을 대변해주는 듯 합니다. 바로 '일곱 개의 보물이 우뚝 서있다'라는 뜻에서 칠보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졌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칠보산은 '함북의 금강산'이라고 불리기도 했답니다.
칠보산은 내칠보와 외칠보, 그리고 해칠보로 나누어집니다. 내칠보의 동쪽에는 외칠보가 위치해 있고, 해칠보는 동해안에 위치해 있어서 해칠보라고 불리는 것이죠. 내칠보는 수려하고 당당한 느낌을 준다면 외칠보는 웅장하고 기괴한 봉우리들이 있어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든다고 해요. 그리고 해칠보는 동해안에 닿아있기 때문에 일직선상으로 수백 미터에 달하는 높이의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동해의 거친 파도에 의해 오랜 세월 침식되었기 때문에 장엄하고 독특한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칠보의 해안은 함경북도에서도 유명한 어장이고, 또한 칠보각이라는 유명한 이름의 미역의 산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칠보산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주목했다고 합니다. 최근 2014년 7월, 칠보산이 유네스코의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는데요. 중앙통신은 "최근 유네스코 인간 및 생물권 계획 국제조정이사회 제26차 회의에서는 조선의 칠보산지구를 세계 생물권보호구로 등록하였다"고 밝혔죠. 이러한 북한의 산이 세계적인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는 백두산, 구월산, 묘향산에 이어 4번째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유네스코에 기재된 산이 없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이 나시겠죠?
5. 통일에 가장 가까웠던 - 금강산
<금강산 만물상의 여름 풍경>
최남선의 <금강예찬> 中
"조선인으로서 조선의 제일이 무엇인지를 모르면 아무튼 큰 수치입니다. 그것이 세계의 제일을 겸하는 것이면, 그를 모르는 수치도 그만큼 클 것입니다. 금강산은 어떠한 의미로든지 조선의 제일이요, 겸하여 세계의 제일인 것입니다. 조선뿐 아니라 세계를 통틀어 다시는 짝이 없고, 견줄 이 없는 유일 특별한 천지간의 기적입니다."
다음은 가장 유명한 금강산입니다. 위 사진만 보더라도 금강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데요. 금강산의 명칭은 익히 들어보셨다시피 매우 다양합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금강산은 총 다섯 가지의 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금강산, 둘째는 개골산, 셋째는 열반산, 넷째는 풍악산, 다섯째가 기달산 입니다. 이 중 금강산과 열반산은 불교적 명칭에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금강산은 계절마다 또 이름이 달라지는데요, 봄에는 온 산이 새싹과 꽃으로 뒤덮힌다고 해서 금강산, 여름에는 봉우리와 계곡 그리고 녹음이 푸르다고 해서 봉래산, 가을에는 1만 2천 봉이 단풍으로 온통 뒤덮혀서 풍악산, 겨울에는 나뭇잎이 다 지고 암석만 뼈처럼 드러난다고 해서 개골산이라고 부릅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금강산으로 굳혀진 이유는 불교 경전인 <화엄경>에 "해동에 보살이 사는 금강산이 있다"고 적힌 데서 유래했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이처럼 금강산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그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여러 명칭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금강산은 강원도 화천군에 속해 있으며 그 해발은 1,638m에 달합니다. 북한의 명산 중에서는 백두산, 묘향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지요. 금강산의 역사는 그 아름다움에 걸맞게 많은 인물들과 얽혀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려 하자, 태자가 "어찌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진 나라를 하루 아침에 포기하려 하십니까"라며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국운이 다했다고 여긴 경순왕은 결국 고려에 항복하고 말지요. 이에 태자는 크게 통곡하며 금강산에 들어가 바위에 의지하여 집을 짓고, 베옷과 초식만으로 생계를 유지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 무덤은 태자묘라는 무덤이 전해지지요.
또한 조선시대 영조대에 크게 이름을 떨쳤던 화가 최북 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의 뛰어난 그림 솜씨와 함께 괴팍한 성격도 유명한 인물인데요, 그는 금강산의 구룡연이라는 폭포에 크게 감탄하여 "나도 큰 인물이니 큰 인물은 마땅히 이러한 절경에서 죽어야 한다"라고 하며 구룡연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에 주변 사람들이 크게 놀라, 그를 구하자 크게 분노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금강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상이 가시나요?
그리고 금강산에는 남북 관계의 역사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현재의 현대 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회장이 1989년 방북하여 금강산 관광개발 의정서를 체결했고, 그 9년 뒤인 1998년 11월 18일에 금강호가 첫 출항하면서 본격적으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었답니다. 하지만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내에서 한 관광객이 총탄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금강산 관광 개발이 전면 중단되었죠. 만약 이 사건이 없었다면 지속적인 금강산 개발을 시작으로, 많은 남북 교류를 통해 통일에 한 발짝 가까이 갔을 수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기막힌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북한의 5대 명산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셨나요? 저는 우리나라의 지리산이나 태백산 등 여러 유명한 산들이 세계 으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북한의 명산들을 보면서 하루 빨리 북한의 명산들을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까지만 해도 한반도를 대표하는 명산이었지만, 분단되어 각각 북한의 명산과 남한의 명산으로 나뉘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이에 보다 통일에 관한 노력에 힘써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네요. 이상 글을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림출처
4. http://www.dprksearch.net/, '구월산'
5. 향기채널, 송광호 칼럼 <21> 옛 사진으로 보는 총석정 등과 칠보산
6. 조경렬, (旅行) 금강산, 그 비경 속으로 빠져 들다, 헤럴드저널, 2007.09.10
- 내용출처
1.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9 - 우리 산하, '백두산'
5.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9 - 우리 산하 '칠보산'
6. 안윤석, 北 "칠보산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노컷뉴스, 2014.07.03
7.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금강산'
8.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6 - 금강산의 이름 온 천하에 드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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