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여신님"은 어디에?
우리들의 "여신님"은 어디에?
-작품으로 만나는 남북한-
<여신님이 보고계셔 포스터, 출처:www.ewhamedia.net >
현재 대학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뮤지컬이 저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제목부터 궁금함을 불러일으키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아름다움과 숭고한 이야기일듯한 느낌과는 달리, 긴장이 팽팽했던 6.25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인식되어 있는 한국전쟁과 판타지를 결합한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국군인 한영범과 신석구는 포로로 잡힌 북한군인 류순호, 이창섭, 조동현, 변주화를 포로소용소로 이송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배로 그들을 이송하던 도중, 북한 포로들은 난동을 일으키며 국군을 위협합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후변화로 인하여 배가 고장나게 되고 결국 그 배에 있던 남북한 군인 6명은 무인도에 표류하게 됩니다. 그 6명 중 유일하게 배를 수리할 줄 아는 류순호는 전쟁후유증으로 정신상태가 불안해지고, 다른 병사들 역시 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던 도중, 한영범은 불안해하는 류순호에게 여신님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게 되고, 그 이야기를 믿게 된 류순호는 점점 안정을 찾고 배를 조금씩 손보기 시작합니다. 배를 완전히 수리하기 위해 국군과 포로들은 협력을 하여 실제 여신님이 계신 것처럼 행동을 하며 '공동의 규칙'을 세우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비록 이야기 자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내용이며 작품 배경 역시 과거의 한반도이지만 이 작품은 현재의 남북한 모습을 충분히 담아내었습니다. 인물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개인사는 우리 민족이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아픔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조동현이라는 인물은 가족 모두가 남한에 있지만 자신은 북한에서 열심히 노력을 해서 꽤 높은 직책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나 무인도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돌아갈 곳은 북한이 아니라 남한에 있는 가족의 품이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민 끝에 북한군 상위인 이창섭에게 자신은 남한에 돌아가겠다고 말을 하지만 큰 분노를 사고 총에 맞아 죽을 뻔 합니다. 마치 이 모습은 현재 이산가족과 탈북민들의 모습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아 극을 감상하던 내내 눈물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또한 생각의 차이로, 이념의 차이로 대립하고 있던 남북한의 군의 모습은 마치 현재의 우리나라와 북한의 모습과 닮아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이 뮤지컬 이야기에서 남북은 "여신님"이라는 가상의 소재로 협력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소통을 시작합니다. 헤어지기 직전 "이제 안 만나는게... 그게 더 좋은 일이겠지?"라는 말을 하는데 또 보고는 싶지만 서로가 적인 상태로서는 만나도 슬프기만 할테니 마주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으로 많이 정이 들어버린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매우 경직되어있는 현재의 대한민국과 북한 역시 우리만의 "여신님"을 찾아 진정으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