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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대구사진비엔날레] 북한에 대한 다양한 시선

대구 사진 비엔날레 특별전

[ 변해가는 북한풍경 1950-2008 ]

INTERVIEW

 

상생 기자단이 대구를 방문한 11월 16일은 사진전의 마지막 전시 날이었다. 취재하러 대구까지 간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우리들의 열정은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대구로 향하게 했다.

처음에는 특별전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조금 당황했지만, 관심을 가지고 사진전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 덕분에 즐겁게 취재에 임할 수 있었다. 기자단은 사진전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인터뷰의 내용은 사진전에 방문하게 된 계기와 소감,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시지회 다빈 신지혜 씨

  
















△ 신지혜씨

 

 

 

 

 

 

 

  한국사진작가협회 분들△

 

Q) 북한 사진 특별전에 참가하게 된 계기 및 소감

A)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시지회 회장을 맡고 있다. 협회사람들과 함께 아침 일출을 찍고 가던 길에 사진전을 한다고 해서 방문하게 되었다. 특별전시회로 북한 사진전도 열린다기에 들렀다. 3가지 테마로 열리는 사진전 중에서도 북한 사진전이 가장 인상 깊다. 북한은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고, 한민족인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대별로 북한의 사진을 분류해 놓았는데, 북한의 80년대와 90년대 사진은 우리나라의 50~60년대의 과거모습을 재현해 놓은 듯하다. 사진을 보면서 한민족이라는 동질감을 느꼈다. 그런데 생활모습 보다는 북한 행사 사진이 더 많아서 조금 아쉽다.

 

Q) 전시된 사진들을 보면 우리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통일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요. 현재 북한과 우리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통일이라는 것은 일회적으로 이루어질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어느 날 갑자기 성사될 것 같지도 않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민족들 간의 정서적인 교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진전은 특별하다. 남북의 사람들이 모두 공감 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로 서로의 문화에 대해 거부감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진전시회는 문화적인 것이므로 정치적인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북한이 문화개방을 하지 않아서 아쉽다. 통일을 위해서는 문화예술 분야부터 자연스럽게 개방되었으면 좋겠다. 

 

Q) 사진 찍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통일이 되어서 북한에 가신다면 어떤 사진을 가장 먼저 찍고 싶으세요?

A) 그냥, 북한의 솔직한 생활상을 찍고 싶다. 행사사진이나 평양사진은 지금도 많이 찍히고 있고, 실질적으로 궁금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이기 때문에 동네마다 방문하여 주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 지난번에 금강산에 관광을 갔을 때, 정해진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아쉬웠다. 제한이 되어있기 때문에 찍은 사진이 다 비슷비슷했다.

 

Q)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어떤 작품이세요?

A) 개성마을 사진[북한, 개성 1997]을 꼽고 싶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옥들을 보니 과거 우리나라의 전통 한옥 모습이 생각난다.

 

 

 외국인 인터뷰

대구 영어교사 Jane (Irish)

 

 

 

 

 

 

 

 

 

 

 

 

 

 

 

Q) 북한 사진 특별전에 참가하게 된 계기 및 소감

A) 북한에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 온 건 아니다. 사진전 중 특별전이라고 해서 방문해 보았다. 북한의 존재, 그리고 사상, 생활상 등에 대해서는 일부 한국에 와서 생활하면서 TV나 책으로 보았다. 나는 정치적인 관념이나 관심보다도 그저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유심히 보고 있다.

 

Q) 외국인의 입장에서, 남과 북이 통일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A) 아니다. 통일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Q) 독일은 분단국가로서 통일이 되었는데, 왜 남한과 북한은 통일이 될 수 없다고 보시는지요.

A) 독일의 경우와는 다르게 본다. 북한은 남한과 통일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한국의 남북통일은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어쩌면 영원히 통일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독일은 절반 이상의 동독, 서독의 국민이 통일을 원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일에 대한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외국인인 내가 보기에도 남북통일을 원치 않는 것 같다. 그들이 통일을 원하지 않는 한 통일은 결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본다.

 

Q) 어느 나라에서 오셨는지,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아일랜드에서 왔고, 대구 소재 영어회화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시는 한 할아버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터뷰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연령대가 다른 어르신분과 얘기를 나누어 보고 싶어 전시를 거의 다 보신 할아버지께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Q) 전시회는 어떻게 오셨나요? 사진에 관심이 있어서 오셨나요?

A) 사진에 관심이 있어서 오긴 했지만, 북한의 실상이 어떤지 궁금해서 왔다.

 

Q) 어른들이 느끼는 북한과 제가 느끼는 북한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북한을 어떻게 느끼시는지?

A) 처음에는 섬뜩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박정희대통령 시기의 청와대 기습사건, 동해안 간첩 침투사건 등을 통해 북한은 잔인하고 섬뜩하고 나쁜 짓만 하는 존재로 생각해왔다. 그래서 김일성 배지만 봐도, 아니면 김일성 배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무서웠고 피하고 싶었다.

지금은 자연스러워졌다. 수교를 정상화하고, 왕래를 하고, 여행을 하는 정도로 관계가 개선이 되었으니 예전의 생각은 많이 완화되었다.

 

Q)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정부에서 하는 일은 그때그때마다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이 남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부분에서 휘말려가는 것이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만 빼면 어느 입장에서 이해하는가에 달렸지 특별하게 틀린 건 없다고 생각한다.

 

 

 

 

  대구에 사는 명빈이네 가족

 

 

 

 

- 명빈이 어머님

Q) 북한 사진 특별전에 참가하게 된 계기 및 소감

A) 가족들과 주말 나들이로 대구 사진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다른 사진들도 특별하고 볼거리이지만 아이들이 특히 북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이 신기하다. 아마 한 민족이라는 것을 느끼나보다.

 

Q) 개성 다녀오신 소감과 통일에 대한 생각 (작년에 개성관광을 다녀오셨다고 한다)

A) 개인적으로 개성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북한에 대해 일부 설명해 준 것이 있는데 그 기억을 하고 더욱 호기심을 느끼는 것 같다. 개성은 참으로 비참했다. 그 곳은 일부 방송에서 공개된 자유로운 모습도 아니었으며, 여기 사진전 속의 사람들 모습처럼 밝은 분위기가 아니다. 자유도 없으며, 개인적인 소유권 등도 없다. 주민들과 접촉도 못하게 하고, 받은 느낌은 우리나라와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통일이 불가능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는 모습, 환경적으로 봐서. 북한 자체의 체제가 붕괴되면 가능하겠으나 무력, 군사력을 보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쉽게 통일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사진전의 사진을 보니 직접 가서 본 것과는 많이 다르다. 차이가 많다. 특히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때는 주민들과 일체의 접촉이 허용되지 않았으며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들을 보니, 방문 전, 통일에 대한 약간의 희망을 가졌던 것이 무색해졌다. 실제 모습을 보고 나니 서로가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을 느꼈고 이러한 상태로는 통일자체가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체제가 스스로 붕괴하지 않는 한, 실상을 보았을 때는 통일이 불가능 할 것이라 본다.

 

- 명빈이 (7세)

Q) 북한이 뭔지 알아요?

A) “우리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 위쪽에 있는 곳. 우리는 못가는 것 같아요.”

 

Q) (전시 사진 중 북한 소학교학생들 사진을 보며) 이 친구들 어때요? 친구 같아요? 아니면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르는 사람들 같아요?

A) “이 친구들이 모르는 사람 같기도 하고, 아는 사람 같기도 하고…….”

 

Q) 사진전보니까 어때요? 북한은 어떤 나라인거 같아요?

A) “우리보다 어린 시절 같아요. 못사는 것 같아요”

 

Q)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과 초상화를 가리키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똑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는데 저 사람이 누굴까요?

A) (한참 생각하다가) “모르겠어요…….”

 

Q)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뭐예요? 이유는?

A) “부채춤. 예뻐요. 예전에 경주에 갔을 때 부채춤을 봤어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경주에선 부채가 꽃이었는데 이건 아무 무늬도 없고 경주에선 파도타기도 했는데 이건 동그란 원만 그렸어요. 우리나라가 더 화려한 것 같아요.”

 

Q) ‘통일’이라는 단어 들어봤어요? 혹시 무슨 뜻 인지 알고 있어요?

A) “ 들어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명빈이 아버님

Q) 어떻게 오시게 되셨나요?

A) 사진에 관심이 있어서 오게 되었다.

 

Q) 사진전을 보면서 느끼신 점은?

A) 정말 못 사는 것 같다. 예전에 금강산을 다녀왔었는데 사진이랑 정말 똑같더라. 불쌍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 북한이 못 사는걸 대부분 알고 있으니 사실 놀랄 건 하나도 없다.

 

Q) 금강산 관광을 하시면서 특별하게 느끼신 것이 있으신가요?

A) 특별한 게 뭐가 있느냐. 어차피 보여주려고 만들어 놓은 것인데….

내가 보고 싶은 건 그런 인공물이 아니다. 여행은 현실을 봐야 하는 것이다. 여행을 할 때 그 지역에 있는 박물관 가는 것보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생각하는지 알아가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는가? 북한도 마찬가지다.

사진을 보면서 나도 이 사진을 찍은 작가처럼 북한의 일상을 돌아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진전은 북한의 일상을 담았다는 점이 사진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Q) 남과 북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얼마 전 발표된 ‘육로 통로 제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안가면 되지 뭐. 우리가 답답한가? 북한이 더 답답할 것이다.

 

Q) 그럼,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신문을 봐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현실적으로 동의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너무 지원만 해주었다. 그런데 지원한 만큼의 결과가 없다. 도와주는 건 좋은데 지원물품이 정작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안가고 다른 곳으로 새는 것을 보면 안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투입한 만큼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이제 투입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에서 ‘이래도 핵, 저래도 핵’으로 위협하니 믿을 수가 없다. 이제 국민들도 핵 얘기엔 질린 듯하다.

 

Q) (분위기를 돌려서) 가족과 함께 오셨는데, 아이들에게 사진을 설명해주셨나요?

A) 설명해주는 것은 내 생각을 가르치는 것밖엔 되지 않는다. 이게 북한이라는 사실만 알려주고 아이들에게 직접 느끼게 하고 있다. 자신이 느낀 것을 받아들이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사실 전시장이 텅 비어 있을까봐 걱정했었는데, 많은 분들의 관심에 마음이 훈훈해 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람객이‘북한’보다는‘사진’에 관심이 있어서 들른 분들이라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다.

 인터뷰 도중 놀라웠던 점은 인터뷰 대상자의 응답에 미루어 볼 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다른것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라는 것이다. 이토록 국민들의 관심이 저조할 줄은 몰랐는데, 우리 기자단의 책임감이 막중함을 깨달았다.

 귀한 시간을 내주시고, 성심과 성의를 담아 인터뷰에 응해주신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통일부 상생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