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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후보의 대북정책 3편: 힐러리와 트럼프의 외교안보자문이 말하는 그들의 대북정책은?

미국 대선후보의 대북정책 3편: 힐러리와 트럼프의 외교안보자문이 말하는 그들의 대북정책은?


힐러리와 트럼프의 대북정책 시리즈, 마지막 기사인 3편입니다. 1편과 2편에서는 두 후보의 전반적인 대북관과 대북정책에 대한 내용을 다뤘는데요. 3편에서는 두 후보의 외교안보자문이 대북정책을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가지고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다뤄봅니다. 지난 10월 11일, 워싱턴 D.C.의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동아시아와 한반도: 클린턴 혹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전망(East Asia and the Korean Peninsula: The Prospective Policies of a Clinton or Trump Administration)”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는데요. 힐러리 클린턴의 외교안보자문인 커트 캠벨(Kurt Campbell)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안보자문인 피터 후크스트라(Peter Hoekstra) 전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이 참석하여 각 진영의 동아시아 및 한반도 정책에 대한 내용을 토론했습니다. 

세미나는 마크 토콜라(Mark Tokola)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의 사회로 두 자문의 기조연설과 7개 질문에 대한 답변,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었는데요. 7개 질문(환태평양동반자협정, 중국의 부상과 한국의 역할, 주한미군 주둔 문제, 주한미군 분담금 문제, 북핵문제 해결방안, 북핵 동결 협상 가능성,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중에서 특히 대북정책에 대한 부분을 다룬 마지막 세 질문과, 질의응답에서 북한과 관련하여 나온 질문 중 일부를 요약, 정리했습니다. 질의응답에서 북한 관련 질문들이 많이 있었는데 포스팅 분량의 한계로 다루지 못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영상을 참고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미나 영상은 한미경제연구소(KEI) 웹사이트 및 유투브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본 기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를 트럼프로, 힐러리 클린턴을 클린턴으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을 힐러리로 주로 지칭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성(Last Name)을 부르는 것이 맞으므로 클린턴으로 지칭하였습니다.

모든 자료는 직접 번역 혹은 의역한 내용으로, 공식 번역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번역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커트 캠벨(왼)과 피터 후크스트라(오)


마크 토콜라: 클린턴 혹은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어떻게 대처할 계획입니까? 제재 외에 새로운 대안이 있습니까?


피터 후크스트라(트): 미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의 국가들 모두 지난 수 년간 부시 정부와 오바마 정부 할 것 없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우리가 원하는 결과로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은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 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떤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지만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되돌아가서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하고, 이것이 트럼프 정부가 집권 초기 할 일입니다.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우리와 우리 동맹국들의 목적은 무엇인지, 북한으로부터 핵 능력을 제거하는 것인지, 혹은 핵 능력을 동결하는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지난 몇 년 간 이 문제는 더 어려워졌고, 지금도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러한 세미나에 모여서 다음 정책을 논의하고, 우리의 정책목적을 명확히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커트 캠벨(클): 상당 부분 동의하는 바입니다. 선거가 끝난 이후 미국은 상당히 많은 것들을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아시아의 동맹국들에게 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해주는 것입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북한 정권에 미국이 어떤 식으로든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입니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는 것은 북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합니다. 한반도는 그들의 땅이기 때문에, 우리가 추진하는 모든 절차가 한국과 긴밀하게 협의되고, 우리가 추진할 정책에서 한국이 깊은 이해 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한국에 보장하여야 합니다.  

집권 초기 집중해야 할 부분은 북한 정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연이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이전의 경험들이 북한의 결정을 되돌리는 데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중국과의 또 다른 대화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북한의 거의 유일한 경제 교역국입니다. 우리는 중국에 직접적으로 북한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협력하고자 한다는 점과 만약 중국이 그러기를 원치 않는다면, 미국은 미국 차원에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의 핵 개발은 동북아 지역 뿐 아니라 나아가 미국을 위협하는 것임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이것이 미국의 다음 대통령의 의무이며, 클린턴 후보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후에 따르는 협상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만, 일단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북한 정권에 더 강화된 제재를 가하고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 우리에게만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에게도 위협적인 것임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지난 몇 년간 한중관계가 개선되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러한 변화를 지지하며, 궁극적으로는 중국이 그들과 한국이 전략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나아가 한국과 더 건설적인 관계를 형성하기를 원합니다.


마크 토콜라: 북한은 반복적으로 어떤 경우에도 핵 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해 왔습니다.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완전한 비핵화만이 아니라 핵 동결 수준에서 협상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피터 후크스트라(트): 우리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와 동맹국들의 목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면 그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그에 대한 적절한 전략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만약 목적이 억제라면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있을 것입니다.

커트 캠벨(클): 개인적으로 저는 중간 기착지(waystation) 혹은 북한이 핵 능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합의를 받아들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6자회담의 기본원칙은 언제나 검증가능한 핵 능력의 제거였습니다. 또 우리는 북한의 핵 확산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미국과 동북아 공동체를 포함하는 모든 유관국들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있는 문제입니다. 

피터 후크스트라(트): 이 문제는 우리가 지난 수 년간 추구해온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어려운 문제입니다. 북한은 착실하게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멈추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던 이 문제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입니다. 


마크 토콜라: 일각에서는 역사를 볼 때 정상회담 없이는 핵심적인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혹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조건이 성립될 때 김정은과의 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보십니까? 

커트 캠벨(클):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현재 다른 종류의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성 대통령과 미국의 여성 대통령 간의 회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겁니다. 곧 가능해지길 바라고요. 저는 한미관계의 견고함과 지속성을 강화하는 데 더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내에서 미국에 대한 여론이 좋고,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여론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요 목표는 북한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에서 UN 제재 및 여타 경제 제재가 이행될 수 있도록 유관국들과 협력하는 것입니다. 

피터 후크스트라(트):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북한의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가질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질의응답

Q1: 커트 캠벨 씨에게 질문드립니다. 중국이 북한에 더 강한 제재를 하도록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통일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최근 한국과 관련하여 미중관계도 악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커트 캠벨(클): 미중관계와 관련하여 말씀드리자면, 미국은 크게 두 가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는 매우 긴밀한 동맹과 협력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매우 적대적인 관계입니다. 소련이 후자의 예입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종류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미중관계는 협력 관계를 포함하면서도 일부 부분에서는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실수와 오해를 줄이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필수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기피하려고 합니다. 난민 문제를 포함하여 중국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문제들 또한 기피하려고 하죠. 이러한 부분에서 저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어떤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지에 대해 매우 명확한 지표를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터 후크스트라(트): 저도 한 마디 덧붙이자면, 사업에 있어서 가장 건강한 관계는 긴장이 존재하는 관계입니다. 국제관계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각 행위자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역동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걱정해야 하는 것은 긴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고무가 늘어나다 못해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긴장을 더 많은 행위자들과 논쟁하고 논의함으로써 조절해나가야 합니다. 어쨌든 관계에서 긴장 자체는 긍정적인 동력입니다.


Q2: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이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팀 케인 상원의원(Tim Kaine, 민주당 부통령 후보)은 어제 토론에서 만약 필요하다면 대통령은 미국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이라도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웬디 셔먼(Wendy Sherman, 전 국무부 정무차관) 역시 어제 있었던 토론에서 북한을 비핵화시키기 위해 한국은 어떤 도구라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러한 발언은 클린턴 캠프에서 대북 선제타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클린턴 후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또, 1차 대선토론에서 트럼프는 북한 문제에서 어떤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고 언급했는데, 이러한 발언이 북한에 군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까?

커트 캠벨(클): 간단히 대답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클린턴 후보는 북한이 미국이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관리해야 하는 시급한 문제(urgent matter)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팀 케인과 웬디 셔먼이 언급한 것처럼, 지금으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입니다.

피터 후크스트라(트): 중동으로부터든, 한국으로부터든, 러시아로부터든,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에 대해 트럼프 후보는 두 가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첫 번째는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최소한 사람들에게 우리의 중단기 목표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유관국들과 다음 협상에 들어간다면, 최소한 초기에는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입니다. 


이상 두 외교안보자문의 토론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직접 영상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세미나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차분하고 절제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개회사에서도 이번 세미나가 논쟁(debate)이 아니라 논의(discussion, 토론)의 장이라는 점을 몇 번이나 강조했고, 서로 간에 비판이나 반박도 최대한 자제하고 각자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토론이 이루어졌어요. 흥미로웠던 점은 두 자문이 각각 후보를 정말 많이 닮았다는 점인데요. 커트 캠벨 자문은 힐러리 클린턴을 보는 것 같았고, 피터 후크스트라 자문은 도널드 트럼프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서로 닮아가나봐요) 

  


포스팅 분량의 한계로 모든 질문과 모든 질의응답 내용을 다루지는 못했는데요. 토론을 전반적으로 볼 때, 커트 캠벨이 제시한 클린턴 캠프의 정부상은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부였습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대북정책을 추구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1편과 2편에서 평가해 본 클린턴 후보의 대북관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한편 피터 후크스트라가 제시한 트럼프 캠프의 정부상은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정부였습니다. 포스팅에서는 다루지 못했지만 피터 후크스트라는 토론 내내 우리는 변화하겠지만 전격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트럼프의 파격적인 행보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려는 모습이었습니다. 한편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한 점도 주목할 만 했습니다. 

세 편에 걸쳐 힐러리와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알아보았는데요.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이들이 했던 고민은 고스란히 다음 정부에서 넘겨받아 한층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누가 당선되고, 그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제9기 대학생 기자단 이화여자대학교 유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