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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격투기 챔피언을 꿈꾸는 탈북청년 장정혁! SBS '동상이몽' 출연과 그 이후!

2015년 12월 19일, 사춘기 자녀와 부모 사이의 고민과 갈등을 풀어내보는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에 한 출연자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는 UFC 챔피언이라는 당찬 꿈을 가진 열아홉 살 소년이었는데요. 함께 출연한 그의 어머니께서는 아들의 꿈이 너무 위험하다며 극구 반대하셨지요.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아들과 이를 말리려는 어머니의 갈등은 언뜻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좀 더 특별했던 이유는, 이 모자가 3년 전 함께 두만강을 넘어 '탈북'을 했기 때문인데요. 이들의 사연이 과연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그 주인공은 바로 탈북청년 '장정혁'군이었습니다. 현재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재학 중이며, 체육관에서 꾸준히 운동연습을 통해 UFC 선수의 꿈 키우고 있답니다.

 

 

장정혁 학생은 약 3년 전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고향은 북한 함경북도 온성인데, 2009년 겨울 두만강을 건너 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했다고 합니다. 브로커에게 거금을 건네주고 겨우 두만강을 건넌 모자는, 이후 중국 랴오닝성에서 3년을 거주하였고요. 라오스, 태국을 거쳐 비로소 한국에 입국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시면 장정혁 학생이 자신의 탈북 과정을 굉장히 담담하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놀랍기만 한데요. 그야말로 '죽을 각오를 하고' 하는 탈북이었고,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야기하는 장정혁 군의 모습은 어린 나이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머니께서는 당시 상황을 상상하기도 싫으신 듯, 내내 불안한 표정을 짓고 계셨죠.

 

 

장정혁 군의 꿈인 '격투기 선수'는 탈북 직후 중국에 살 때 생겼다고 합니다. 공안에 잡혀 북송될까봐 학교도 못 다니던 시절,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정혁군과 그의 어머니는 중국인들로부터 많은 수모를 당했다고 합니다. 특히 어머니가 고생하시는 걸  지켜보면서 '내가 강해져서 어머니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해요. 몸도, 마음도 정말 건강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마음이 저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격투기 선수의 꿈은, 어쩌면, 모질었던 탈북 과정이 남긴 트라우마일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어머니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던 탈북이었기에, 오히려 아들의 꿈을 지지해줄 수 없다 하십니다. 목숨 걸고 한국에 왔는데, 한국에 와서도 또 목숨을 거는 모습을 지켜보실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남편도 없이 아들과 탈북해서 둘이 살고 있고, 아들은 당신의 모든 것이기에, 아들이 좀 더 안전하고 편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지요. 어머니의 마음에도 보통의 그것과는 다른 애절함과 간절함이 묻어납니다. 혹시라도 잘못 되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당신의 마음, 수차례 죽을 위기를 넘기며 온 한국에서 또 힘든 길을 택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실제로 어머니는 아들이 운동하는 모습조차 잘 보러 가지 못하신다고 합니다. 격투기 연습을 하며 상대방에게 맞고, 피라도 흘릴 때면 가슴이 찢어지기 때문이지요. 탈북 전에 감옥에도 두 번이나 갔다 와서 몸도 성하지 않기 때문에, 정혁이가 잘못되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한없이 안타까워하십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혁 군은 자신의 꿈이 너무나 소중하고, 그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방송이 마무리 될 무렵, 정혁군의 어머니께서는 지금 당장 응원은 못 해주겠지만 너가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격투기'를 선택한 장정혁 군! 앞으로 펼쳐질 그의 미래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방송 출연 이후 본 기자가 다시 장정혁 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명학교가 위치한 명동에서 만나 짧은 데이트(?)를 즐겼는데요.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살짝 물어보았습니다. 일부를 소개해드릴게요

Q: 방송 출연 이후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몇몇 분이 길가다가 알아봐 주시는 것 정도? ^^ 무엇보다 UFC 선수라는 꿈이 더 확실해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기도 했고, 기부여가 많이 된 것 같습니다.

Q: 어머니께서는 방송 출연 이후 생각이 좀 바뀌셨는지?

A: 예전보다는 많이 누그러지신 편입니다. 아직도 걱정은 많이 하시지만..

Q: 꿈이 UFC 챔피언이라고 여러 번 언급을 했는데, 구체적으로 당장 올해의 목표가 있다면?

일단 UFC는 세계 최고의 무대이고, 올라가는 것도 굉장히 힘듭니다. 기초가 굉장히 탄탄해야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일단 기초를 준비한 다음에 아마추어 대회를 자주 나가서 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그래서 후에 UFC에 데뷔할 생각입니다. 올해 2월부터 대회 출전 계획이 있습니다.

Q: 운동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나요?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A: 힘든 적...은 매 순간이 그렇습니다. 운동이 워낙 힘들어서. 극복하는 방법은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버팁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여명학교가 방송에 조금 나왔는데, 학교생활은 어떤지?

A: 친구들이랑 재밌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공부는 잘 안합니다(웃음). (기자: 검정고시 준비한다고 했었나..?)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라서 검정고시 공부는 안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오니까 아무래도 체육관 다니면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 내 꿈을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느낌입니다. (장정혁 군은 부산에 위치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장대현학교를 다니다가 작년에 서울의 여명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학교 근처라 그런지 명동 맛집을 익숙하게 찾아가는 모습에서 정말 동네 후배를 만나는 기분 비슷한 것이 들었는데요. 링 위에서는 진지하지만, 탕수육 먹는 모습은 어린 소년 마냥 귀여웠습니다. ^^

정혁 군은 요즘도 기숙사 생활을 하며 1~2달에 한 번씩 밖에 어머니를 못 본다고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열심히 해서 실력 쌓는 게 좋다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정말 격투기를 좋아한다는 것'이 절로 느껴지더라고요. 실제로 장정혁 군은 작년 2015 무에타이 신인전에서 데뷔 경기를 가지고, 1승을 거머쥐었답니다. 힘들게 탈북한 만큼, '간절한 꿈'을 가지게 되었으니까, 그 꿈을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펼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격투기 선수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무에타이 경기에서 1승을 한 모습(출처: 장정혁)△무에타이 경기에서 1승을 한 모습(출처: 장정혁)

 

△명동에서 만난 기자와 장정혁 군△명동에서 만난 기자와 장정혁 군

 

캡쳐 사진 출처: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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