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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개성공단의 국제화', 그 명확한 의미와 이에 대한 우리와 주변국의 생각은?

  안녕하세요, 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은아입니다. 이번에는 '개성공단의 국제화'의 명확한 의미와 이에 대한 국내외적 생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2010년 5.24조치 이후 남북경제협력 사업 중 일반 교역 사업이 대다수 중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만이 아직까지 남북경협사업으로서 존재하고 있는데요. 개성공단 모델은 남측은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여 생산한 제품을 통하여 수익을 얻고, 북측은 '인력과 토지'를 투자하여 인건비와 기술이전 등의 혜택을 보게 되는 '상생 협력 구조'에 기반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경협사업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KOTRA-무역협회 등 '개성공단 국제화' 공동 추진KOTRA-무역협회 등 '개성공단 국제화' 공동 추진

출처: "KOTRA-무역협회 등 '개성공단 국제화' 공동 추진" WOW한국경제TV (2015.11.24)

  최근 들어, 이러한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한 논의의 장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11월 말, 'KOTRA''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한국무역협회'와 개성공단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업무협약의 내용은 간단하게 다음과 같습니다.

  "입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사업의 개발 및 추진, 입주기업 대상 해외시장 진출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컨설팅 제공, 개성공단 국제화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 해외 투자유치 사업의 개발 및 추진, 새로운 사업 발굴에 대한 협력 강화" (출처: WOW한국경제TV)  

  위에서 언급한 KOTRA,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한국무역협회의 세 개의 기관은 '정책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위 업무협약의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통해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기관 간 협력사업'의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한 논의는 최근까지도 이렇게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성공단이 국제화된다는 것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데요. 개성공단의 국제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개성공단 첫 외국인 투자 성사개성공단 첫 외국인 투자 성사

사진 출처:  '개성공단 첫 외국인 투자 성사, 국제화 물꼬 틀까', 해럴드경제 (2013.12.13)

   개성공단의 국제화란, 북한에 외국 기업을 단순히 유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데요. 2000년대 초반 채택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개성공업지구법의 제 1장, 3조의 내용에 따르면, "공업지구에는 남측 및 해외동포, 다른 나라의 법인, 개인, 경제조직이 투자할 수 있다...(생략)"이라고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애초에 북한이 외국 기업이나 대기업의 참여를 반대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데요.

  그렇다면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개성공단의 국제화'는 무엇일까요? 이는 중국, 스웨덴 등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고, 공단 관리는 각국이 참여하는 '공동위원회'에 맡기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따라서 기존의 중앙공업지구지도기관이라는 북한의 기관에서 개성공단을 관리했던 것과 달리, 여러 나라와 그 기업들의 '공동위원회'가 공단을 관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단순히 외국 기업 유치, 시장 개방으로만 이해한다면 그 본질을 간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화'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통해 공동위원회를 설립하게 된다면, 대북사업을 할 때 항상 고려하게 되는 불안정한 사업 요소는 다소 완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한 남북한과 그 주변국의 생각은 어떨까요? 남북한과 그 주변국의 생각을 정리해봄으로써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따른 '영향'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정부는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단계별로 추진하기 위해 개성공단 1단계 발전 방안을 완료 후, 3통(통행, 통신, 통관) 합의 이행, 제도 개선 및 외국 기업 유치 등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개성공단을 남과 북을 넘어 국제 사회에서의 '호혜적 협력 거점'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7월,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이미 좋은 선례를 만들었는데, 국제적 기준에 맞는 투자 연건을 보장하는 것이 훨씬 큰 이익을 가져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강조해 말했습니다.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조슈아 스탠턴 변호사

사진 출처: 美 하원 대북 금융제재강화법안 작성한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 , 연합뉴스 (2013.11.04)

  한편 미국의 경우, 2014년 2월 미국 의회조사국이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확대와 국제화를 추진할 경우 미국 의회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대북 금융제재강화법안 등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입장차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국제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주경제, 5차 실무회담 1차 수석대표 3시반 접촉 시작아주경제, 5차 실무회담 1차 수석대표 3시반 접촉 시작

사진 출처: 아주경제, 5차 실무회담 1차 수석대표 3시반 접촉 시작(속보), (2013.07.22)

  또,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2013년 7월 22일 남북 5차 실무회담에서 짐작할 수 있었는데요. 당시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합의문 작성에는 실패했지만,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해서는 북측도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과 북의 경우, 각각 내부적으로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해 입장이 일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한의 경우, 정권의 교체에 따라 대북정책의 방향이 자주 바뀌는 점과 남남갈등 등을 이유로 개성공단의 국제화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지녔다고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경우, 북한 정권이 국제적 상황을 고려해 어떤 입장을 고수할 지 확정지을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현 단계에서의 핵심 과제는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과 FTA협상을 통해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을 받아내 판로를 확대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각국의 협상이 선행되어야만,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국내외적 이해와 지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개성공단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공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원산지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위에서 언급한 국제적 이해관계가 조금이나마 명확해지게 되어, 개성공단 확대 등의 단계를 통해 개성공단의 국제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외 다수 외국인 기업들은 주로 원산지 문제를 비롯해 북한 근로자 임금체계, 개성공단내 인터넷 등 통신기기 사용, 투자 철회시 기업에 대한 보상대책, 그리고 개성공단의 통일 후 장기발전 전망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사실 남북 역시 여러 차례의 실무회담을 거쳤지만, 재발문제에 대한 합의는 아직까지 원만히 합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외국 기업들의 이러한 우려가 해결되고, 북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노력과 국제 사회의 지지가 만들어질 때 외국 기업들은 자유롭게 북한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개성공단의 국제화의 명확한 의미를 되짚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요. 개성공단 국제화는 남과 북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EU 등 다양한 나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었습니다. 또한, 남과 북 당사자 간의 합의 역시 그간 정치, 군사적 문제와 함께 거론되며 어렵게 진행되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는 남북 모두 남북 사이의 개성공단의 상징적 의미에는 크게 동감하면서도, 이렇다 할 개성공단 발전 계획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북 실무회담을 통해 남과 북이 직접 대면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만큼 각 과정에서 남과 북이 함께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가는 '결과'를 보이는 것도 이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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