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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제자리 걸음 중인 남북한 투트랙 전략, 중국과 대만은?

  안녕하세요~통일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은아입니다. 이번 기사는 "남북한의 정경분리 즉, 투트랙(two-track)"전략이 가능한가"를 주제로 "중국과 대만의 모범적 사례"를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저 또한 북한학을 공부하면서 매우 궁금했었는데요. 우선 중국과 대만의 신기한 '정경분리'의 관계를 살펴보고, 남북한의 '투트랙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도상의 중국과 대만지도상의 중국과 대만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일컬어 '양안관계'라고 합니다. 양안관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양안관계란, 타이완 해협을 두고 서안(대륙)과 동안(타이완)으로 마주보는 관계를 말합니다. 두 개의 국가가 된 양자의 관계는 '두 국가의 외교'가 아닌 '특수한 관계'라는 점에서 한반도의 '특수관계'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같은 '특수관계'의 대만과 중국은 언제부터 '투트랙 전략'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사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하기 전의 시기까지는, 양안관계는 비교적 대립과 갈등의 시기였습니다. 대만은 '삼민주의(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 통일중국'을 내세우며 본토의 공산당 정부에 대해 '삼불(三不)정책'(접촉하지 않고, 협상하지 않고, 대화하지 않는다.)을 견지하면서 공산주의와 무력사용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이에 반해, 중국은 무력에 의한 대만통일, 즉 대만해방을 주장했었습니다. 물론 남북한과 그 내용과 정도에 있어서는 다르지만, 대립과 갈등의 시기가 존재해 경제적 교역까지 제약받았던 상황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하면서 양안관계에는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그간의 무력 해방정책을 '평화통일' 노선으로 변경하고 '3통(통상, 통항, 통우)' 및 '4류(경제, 문화, 체육, 과학기술 교류)'를 제의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대만에게 상당한 범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평화통일 9개 방안 및 일국양제에 의한 통일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 덕택에, 대만도 1985년 중국과의 간접무역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이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1985년 대만의 대륙교역삼원칙인데요. 이는 대륙 즉, 중국과의 교역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87년에는 친척 방문 등 인적교류를 통한 다각적인 양안교류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1991년에는 기존의 삼불 정책을 수정하여 직접무역 및 직접투자, 상호혜택과 이익, 교류형식의 다양화, 장기적 안정유지, 의리와 약속 준수를 내용으로 하는 '양안경제무역교류촉진 5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의 관계는 각 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몇 번의 고비를 만나긴 했지만, 2008년 5월 대만에 마잉주 총통이 집권하면서 양안관계는 크게 개선되며 2012년 재집권으로 경제 분야에서의 긴밀성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 교류가 확대되면서 이러한 흐름을 타고, 정치적 관계 역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대만과 중국 내에서 높아지고 있어 양안관계의 친밀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국 대만 교역액 추이중국 대만 교역액 추이

                                                            *출처: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위의 그래프와 같이, 중국과 대만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교역액을 늘리며 경제 교류를 이어왔습니다. 중국과 대만은 군사적 대립과 충돌이 계속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래프와 같은 추세를 유지해왔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왜 가능했던 것일까요?  

중국 대만의 군사적 대립중국 대만의 군사적 대립

*출처: , 개전 18일만에 대만 완전점령대만 군사기밀 내용 공개, <동아일보> 2006.2.15

  이를 잘 정리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한 단어로 표현한,  '정냉경열'(政冷經熱)'인데요. 즉, 정치적 측면에서는 '냉각'상태로 수많은 논쟁이 이어지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열정'적으로 교류 및 협력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가 가능했던 것은 두 국가 모두 '경제적 실리'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한 제도적 접근을 확실하게 다져놓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신기한 투트랙 전략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가능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양안관계의 '제도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과 대만은 1991년 반관반민 기구인 대만의 해기회와 중국의 해협회를 설립하여 '하나의 중국 시장'을 위한 실리적 접근을 시도했었는데요. 이후, 중국과 대만은 2010년 6월 중국과 대만의 사실상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해협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 이하 ECFA)을 체결하여, 거대 경제공동체인 '차이완(Chi-Wan)'시대를 열었습니다. 나아가, 정치군사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협회와 해기회의 역할을 더욱 명확히 규정하고, '경제적 실리'라는 목표 아래에 민관, 정경 분리를 원칙, 제도화하며 노력했습니다.

 

양안관계 변천사_국민일보양안관계 변천사_국민일보

이렇게 중국과 대만의 투트랙 전략이 꽤나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살펴봤는데요. '과연 투트랙 전략이 현실적인가?'에 대한 해답은 중국과 대만이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중국과 대만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을 한반도에 적용시켜, 상생의 투트랙 전략이 남북한 경제협력사업에 점진적으로 정착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남북경협은 중장기 전략이 부재했으며, 민관역할 정립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중장기 전략이 부재해 5.24 조치 이후 남북 경제 교역이 매우 크게 감소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남북경협에 있어서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적 성장이란, 반입 중심의 일반교역, 개성공단, 위탁가공교역 등 노동집약적 산업 교류의 확대를 의미하는데요. 반대로 질적 성장이란,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경협 우선순위와 자금 조달 계획 등을 의미합니다.

남북 교역의 변화 그래프남북 교역의 변화 그래프

 *자료: 통일부, 『월간 남북교류협력동향

  이를 위해서는 남북 경협의 정상화의 기반을 다져 놓는 선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국과 대만의 사례에서 보았듯, 민관 분리, 정교 분리, 정경분리를 시도하는 것인데요. 즉, 각각의 교류의 기준을 마련하여 제도화를 통해 상호 분리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만의 마잉주 총통의 집권과 재집권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의 경제적 교류협력이 확대 및 심화되었음을 보았을 때, 각 국의 지도자의 철학과 의지 역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남북은 한반도 경제권을 형성하여, 남한은 성장동력을 얻고, 북한은 경제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처럼, 남북경협에 있어서도 그 빛을 보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일관성있게 유지 및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참고>

지도상의 중국과 대만 

중국 대만 양안관계 변천사(국민일보, 2014. 2.19)

김일한(동국대학교 DMZ 평화센터), 한반도 경제권 형성은 가능한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문제제기- 세미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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