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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김정은 정권 4년을 평가하다!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내 학술회의

 지난 11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개최한 국내 학술대회, <김정은 정권 4년 평가와 남북 관계 전망>이 열렸습니다. 2015년은 남북관계가 다사다난했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목함지뢰 사건, 북한의 열병식 등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과연 4년차에 접어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세션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4년차 평가, 그리고 2세션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전망 및 대한민국의 대책을 토론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1세션만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개회식에서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한 뒤,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기조연설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1세션이 시작되었는데요, 3명의 발표자가 김정은 정권의 4년차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각각 북한 정치의 변화, 경제 분야 그리고 사회와 문화적 변화라는 소주제를 발표하였습니다.

<1세션의 첫 번째 주제를 발제하고 있는 이수석 수석연구위원>

  첫 번째로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북한 정치의 변화를 발제하였습니다. 우선 그는 과거 김정일 정권이 4년이라는 공식 승계기간을 가진 반면, 김정은 정권은 불과 4개월 만에 승계가 완료되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처럼 김정일에 비해 정치적 배경을 비롯해서 경력, 수단 모두가 부족한 김정은 정권이 결국 법과 제도를 통해 그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목할 점은 4년차에 접어들며 점차 김정일로부터 벗어나려는 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는 이를 신년사에서 김정일을 언급한 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으로 증명하였는데요, “2013년에는 13, 20146, 그리고 2015년에는 1회 만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는 아버지인 김정일의 영향력 아래에서 벗어나 보다 독립적인 정치력을 나타내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김정은 시대에서 주목할 점으로 권력의 중심인 엘리트가 대거 재편되고 이 과정에서 자의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하는 모습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당 부장급 96명 중에서 40%38명이 교체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군부 엘리트들의 변화 폭이 가장 큽니다. 김정일의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리영호, 김영춘, 우동측, 김정각 등 '군부 4인방'은 모두 숙청당했거나 은퇴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 내 3대 요직인 총정치국장,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 모두 수시로 교체되었습니다. 특히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김정은 시대 현영철까지 총 5명이 교체되었고 평균 재임기간은 약 8개월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김일성 집권 당시 평균 재임 기간이 9년이었고, 김정일 시대에는 6년이었음을 비교할 때 매우 대조적입니다. 이에 그는 이렇게 잦은 지위 교체는 김정은이 군부에 대한 불신이 강하여 계속해서 자신의 사람을 키우고 맘에 들지 않으면 교체하는, 충성을 강요하는 통치 방법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그는 그러나 김정은의 현재까지 보인 독단적인 태도는 분명 김정은 정권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비판받고 있다라며 어두운 북한의 전망에 경고하였습니다. 실제로 김정은은 절대 권력에 도취되어 안하무인적 태도, 무자비한 처형, 무원칙적인 군 인사 조치 등으로 권력 기반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스스로 저해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죠. 심지어 김정은은 나이 지긋한 고위 간부들에게 육두문자를 쓰면서 '처형할 줄 알아'라고 협박하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내가 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는 발언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이는 김정은 시대에 와서 유독 개인적인 감정에 의한 처형이 많았으며 나이가 어리다는 콤플렉스로 인한 자격지심, 그리고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현상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소위 말하는 '공포 정치'는 권력 엘리트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일시적 이점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공포 정치'가 장기화됨에 따라 김정은에 대한 불신 증가, 그리고 같은 관료들 사이에서도 협력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왜 계속해서 이러한 '공포 정치'를 계속할 수밖에 없을까요? 그 이유는 현재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간부들에게 불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로한 간부들이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자신을 무시하지 않을까 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같은 공포정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또한 김정은의 부족한 경험은 인재를 볼 수 있는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에 간부들 개개인의 역량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공포정치를 통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정권 안정화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김정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이 안하무인적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어렸을 때부터 귀족처럼 자라왔고, 이에 자신을 비판하거나 쓴 소리를 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포정치가 계속 되는 것이죠.

  따라서 김정은의 4년간의 공포정치에 따른 핵심간부들의 회의감이 점차 높아짐따라 체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에 그는 김정은의 공포정치에 대해 간부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으며, 만일 공포정치의 강도가 더 세진다면 간부들은 김정은 이외의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발제를 마쳤습니다. 따라서 김정은을 비롯해서 북한 정치의 몰락은 공포정치로부터 그 맹아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번째 주제를 발제하고 있는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다음으로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가 북한 경제에 대해 발제하였습니다. 조동호 교수는 독특하게도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PPT를 준비해서 현 북한의 경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보여주었는데요. 그는 북한의 현 경제상황은 김정은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이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라며 화두를 던졌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로 과거와는 달리 자유 시장 경제 체제로 인해 경제상황은 개선되고 있으면서도 경제체제는 와해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경제 개선의 면에서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이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던 때와는 달리, 2011년 이후로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농업 생산도 2012년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20118월의 평양 거리에는 자동차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20159월의 평양 거리에는 급기야 교통체증이 생길 정도로 많은 자동차가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이 점차 정착되고 확장됨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점차 나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 경제의 성장은 부정적인 측면도 강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의 이 같은 성장추세는 평균적인 의미일 뿐 지역 간, 계층 간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북한의 계층별 월 평균 소득을 보면, 상위 계층은 약 115만원을 벌 때 하위계층은 6만원만을 버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양극화는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북한 정권이 복지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면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처럼 김정은 4년차의 북한 경제 전망과 한계점은 매우 뚜렷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현 경제상황은 기존 체제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결국 국가 체제와 경제 체제 둘 중 하나를 근본적인 면에서부터 개혁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함께 열악한 투자환경은 외국 자본의 유입을 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조 교수는 향후 경제적인 면에서의 대북정책은 비판을 넘어선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였습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시장경제 체제로의 변혁이라는 긍정적 변화를 시도하는 북한을 독려하고, 이를 통해 현재 핵-경제 병진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군사보다는 경제적인 면을 발전시킬 수 있는 데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죠. , 그간의 남북관계에서 engage(관계를 맺음) enclave(고립) 이라는 부분에서 벗어나 entice(유혹)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유혹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발제를 마쳤습니다.


<3번째 주제를 발제하고 있는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마지막으로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북한 사회와 문화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였습니다. 그는 당연히 북한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북한에의 외부 문화 전파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변화에 있어서 어느 정도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현 김정은 정권이 문화적인 면에서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근 장마당의 공식적인 일부 허용, 배급제 폐지, 외부문화 유입 등을 들었습니다. 그는 과거 1950년대부터 북한 정권은 정권에 대한 홍보나 사상을 확고히 하게 하려는 목적을 가진 영화를 적어도 1년에 한두 편씩은 제작하였는데, 최근 들어 그 빈도가 점차 줄어들더니, 이번 해에 들어 아예 제작되지 않았다. 이는 이미 북한 주민들이 한류 영화를 접하다 보니 북한 정권이 만든 영화는 이미 재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장내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요즘 북한에서 휴대폰 보급률이 괄목할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마냥 황색바람이 분다고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휴대폰이 보급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 정권이 디지털을 통제하기 쉬워진다는 뜻이라고 밝히며 문화 유입의 양면성을 보다 주의하여 살펴야 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현재 북한의 문화적 터닝 포인트를 더욱 자극시킬 방안을 살펴보면 매우 다양하다라며 예를 들면 현재 탈북민들을 통해 남한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자본을 합산하면 약 100억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를 통제할 것이 아니라 더 활발하게 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시장 경제 체제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하였습니다.

 이렇게 김정은 정권 4년차의 평가를 들어보았습니다. 발제를 들으면서 제가 김정은 정권을 지나치게 편파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평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북한이 배급제를 폐지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가 무능해서 북한 인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평가하곤 합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김일성, 김정일 정권에서도 감히 손대지 못한 배급제의 모순을 김정은 정권에서 과감히 폐지하고 시장 경제를 인정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모든 발제자들의 의견이 공통적으로 김정은 정권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김정은 정권은 공포정치로 인해 그 체제의 안전성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황색바람의 본격적인 유입과 현 북한 인구의 약 40%가 장마당 세대이기 때문에 지금 북한 사람들은 시장 경제 체제에 더 익숙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남북 모두 근현대사를 통틀어 매우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시점은 남북 모두가 힘을 합쳐 통일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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