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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남북을 연결했던 한반도의 국도(國道, National highway)

한반도의 국도


[ 여러분 안녕하세요 통일부대학생기자 남궁바다입니다.]

 경상남도 남해읍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미조면으로 향하다 보면 마치 우리에게 히치하이킹을 하듯 도로 가까이 바짝 서있는 표지석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저것이 무엇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지만, 표지석과 가까워질수록 그것이 한반도 모양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표지석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작은 글씨는 물론이고 차도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저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는 이상 그저 쉽게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남해군의 해안도로를 일주 중이었던 저 역시 이 표지석을 무심코 지나칠 뻔했지만 '한반도 모양'이라는 이유 하나가 저의 가던 길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지역사회에 세워진 한반도 모양의 조형물들은 대게 그 지역과 통일에 관련된 역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찌 되었던 갈 길이 멀었음에도 자전거의 속도를 줄이게 한 이 조형물의 정체를 확인해본 결과, 그것은 다름 아닌 국도 3호선의 기점을 알리는 국도 3호선 시점비였습니다.

국도 3호선(국도3호선 시점비,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 미조삼거리 부근 2014.11.08 사진/남궁바다)

 시점비에는 국도 3호선이 올라가면서 경유하는 도시들의 이름이 차례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의아한 점이 있다면 국도가 남한지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휴전선을 넘어 저 멀리 평안북도 '초산군'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우리가 교통방송에서 익히 들었던 국도 3호선은 남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 북한까지 계획되고 연결되었던 도로였음을 본 시점비가 말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게 정말(?)인가 싶어 스마트폰을 이용해 확인해봤더니 시점비에 새겨진 말이 맞았습니다. 한때 러버덕으로 핫플레이스가 되었던 석촌 호수 근처 사거리는 물론 도봉산을 가기 위해 건넜던 도봉산역 앞 도로까지, 이처럼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용하는 일반국도가 한때 남한과 북한을 연결해주었던 도로였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움'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을 연결했던 국도는 비단 국도 3호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 이것이 오늘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과거 남한과 북한을 연결해주었던 한반도의 국도(National Highway)'입니다. 


국도보는 방법위 그림은 '일반국도노선지정령'에 의거, 국도 제1~10호선만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며, 기사이해용으로만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국도(National Highway) 보는 법을 간단하게 정리해봤습니다. 가볍게 읽으시면 아래 기사를 이해하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첫째, 먼저 한반도를 동-서, 남-북으로 연결하는 도로는 국도 '제1~10호선'입니다. 이는 수많은 도로망을 연결하는 중심축이며 한반도 전체를 기준으로 그었기 때문에 그 길이도 상당히 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국도는 홀수와 짝수로 나뉘게 됩니다. 홀수에 해당하는 노선은 한반도를 세로로 횡단하는 노선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호선 번호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매겨지며 그 기점은 목포(1호선), 남해(3호선), 거제(5호선), 부산(7호선)입니다. 반면 짝수번호 국도는 국토를 가로로 종단하는 노선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뻗어갑니다. 호선 번호는 아래에서 위로 매겨지며 그 기점은 신안(2호선), 서천(4호선), 인천(6호선)입니다. 위치상 8,10호선은 북한에 위치하기 때문에 국내(남한)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노선은 전자의 홀수 노선, 즉 남쪽과 북쪽을 연결해주었던 제1, 3, 5, 7호선입니다. 이 네 가지 노선의 공통분모는 분단으로 인해 현재 그 종점이 군사분계선 근처라는 점, 그리고 남북을 연결했기 때문에 그 길이가 굉장히 길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각 호선별로 기종점(통행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어디며 저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도 제1호선

지난 2010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역사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로드 넘버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극중의 '로드넘버원'은 다름 아닌 이 '국도 제1호선'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국도 1호선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항구도시 전라남도 '목포시'를 기점으로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943.37 km의 일반국도로 남한과 북한을 연결해주는 도로 중 최서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요 경유지로는 전라도(무안군, 함평군, 나주시, 광주광역시, 장성군, 정읍시, 김제시, 전주시, 완주군, 익산시), 충청도,(논산시, 공주시, 세종특별자치시, 천안시), 경기남부(평택시, 오산시, 화성시, 수원시, 안양시), 그리고 서울특별시(성산대교)를 지나 경기도 서북부(고양시, 파주시)로 이어지며 이후 북한의 개성과 평양을 거쳐 평안북도 신의주시까지 이르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구간은 파주시(문산읍 임진각)까지이지만 국도 제1호선은 지난 2000년 경의선 도로 연결공사로 북한의 개성업무지구까지 연결되었으며 남과 북을 이어주는 첫 번째 국도라는 점, 그리고 남한과 북한의 수도 서울과 평양을 이어주는 유일한 노선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봤을 때 향후 통일이 되었을 시 여러모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노선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국도 제3호선(정정)평안북도 초산군은 자강도 소속입니다.

'국도 제3호선'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청정해역으로 잘 알려진 경상남도 '남해군(미조면 초전삼거리)'을 시작으로 북한의 '평안북도 초산군(초산면)'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1096.0 km의 일반국도입니다. 남해군부터 초산군까지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남해-초산선'으로도 불리는 국도3호선은 기점인 남해군을 시작으로 경상도(사천시, 진주시, 산청군, 함양군, 김천시, 상주시, 문경시), 충청도(괴산군, 충주시, 음성군), 경기 동남부(여주시, 이천시, 광주시, 성남시) 그리고 서울특별시(잠실대교)를 지나 노원구 쪽으로 빠진 뒤 경기북부(의정부시, 양주시, 동두천시, 연천군)을 걸쳐 평안북도 압록강 연안으로 이어지는 노선입니다. 

국도 3호선의 특징이라 하면 한반도의 '중앙'을 세로로 질러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국도 3호선의 주요 경유지를 머릿속에 그려본다면, 중간에 서울에서 국도 1호선과 약간 근접해지지만 노선의 대부분이 한반도의 중심축을 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한반도의 중앙에 놓여 동, 서 양쪽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 국도 3호선은 향후 통일이 되었을 시 유통, 관광사업 등과의 연계에 있어 그 쓰임이 굉장히 클 것으로 기대되는 노선입니다. 현재 국도 제3호선은 남북분단으로 인하여 그 종점을 강원도 철원군(동송읍)에 두고 있으며 이후 구간은 군사분계선 및 북한지역이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습니다. 


국도 제5호선(정정)평안북도 자성군은 현재 자강도 소속입니다.

 경상북도의 주요 교통망으로 국도로서의 그 기능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국도 제5호선'은 경상남도 '거제시(연초면 연초삼거리)'를 기점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춥기로 소문난 평안북도 '자성군(중강면)'까지 이어주는 총 연장 1,252.0 km의 일반국도입니다. 

국도 제5호선 역시 거제시에서 중강면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거제~중간진선'이라는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경유지로는 경상도(거제시, 창원시, 함안군, 창녕군, 대구광역시, 칠곡군, 군위군, 의성군, 안동시, 영주시), 충청도(단양군, 제천시), 강원도(원주시, 횡성군, 홍천군, 춘천시, 화천군, 철원군)로 이어지며 이후 북한의 여러 지역을 지나 중강진을 종점으로 합니다. 국도 5호선은 남북으로 연결되는 모든 국도는 물론, 한반도에 존재하는 도로 중 '최장거리'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으며 이는 서울-부산 거리의 약 3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남북 분단으로 인해 우리가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은 강원도 철원군(김화읍)까지 밖에 되지 않으며 이후 구간은 군사분계선 및 북한 지역이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실정입니다.


국도 제7호선

 한반도 동해안을 따라 길게 놓여있어 본래 명칭보다는 '등뼈국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그곳, '국도 제7호선'은 '부산광역시' 중구 롯데백화점(광복점) 뒷길을 시작으로 한반도의 최북단 '함경북도 온성군'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1192.0 km의 일반국도입니다. 국도 7호선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남북을 연결해주는 도로 중 최동쪽에 위치한다는 점입니다. '최동단 노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도7호선은 부산을 시작으로 경상도(울산광역시, 경주시, 포항시, 영덕군, 울진군), 강원도(삼척시, 동해시, 강릉시, 양양군, 속초시, 고성군)를 중요 경유지로 두고 있으며 이후 동해안을 따라 북한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둘째, 국도 7호선은 실질적으로 북한과 연결된 몇 안 되는 도로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약 2년간 시행된 도로 연결공사를 통해 국도 7호선은 북한 지역(고성군 온정리)과 연결되었습니다. 다만 군사분계선에 의해 통행할 수는 없으며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부근은 강원도 고성군(현내면 마차진리)에 위치한 통일전망대까지 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도 7호선은 일부구간이 *아시안 하이웨이(AH:Asian Highway) 6호선으로 지정되어있어 향후 통일이 되었을 시 그 귀추가 주목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아시안하이웨이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7호선이 갖는 의의는 분량 상 다음기사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도글을 마치며

 자신이 알지 못 했던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됨으로써 유발되는 호기심, 이것이 오늘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마주했던 시점비 하나가 넌지시 알려준 사실 하나가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다녔던 도로들이 과거 남북을 연결해주었던 국도였음을 알려주었고, 그 국도들이 북한의 어느 도시를 경유하는지, 또 그 지역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엇인지 기사에서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공부하며 북한을 조금 더 알아갈 수 있었던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기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을 근거로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지역, 또는 여러분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로가 북한으로 향하는 국도인지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아가 그 길을 따라갔을 때 북한의 어떤 지역을 만날 수 있으며 통일이 된다면 그 도로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지, 짧은 시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통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위와 같습니다. 굉장히 사소해 보이지만 북한을 조금씩 알아가는 습관을 스스로 겸비해 간다면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 때 통일을 맞이할 준비가 돼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과 북을 연결해주었던 도로들이 속히 복구되어 그 길 위로 남북 교류와 협력이 진전되기를 소원해봅니다. 이상 통일부 대학생 기자 남궁바다였습니다.

*국도의 길이 및 경유지는 위키피디아 '대한민국의 일반국도'에서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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