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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쫑알쫑알 수다방

북한의 유행가를 대한민국 가수가 노래한다면? -전편

통일음반 동인

혹시 북한의 유행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반갑습니다', '휘파람'과 같은 노래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이 알려진 북한의 대표적인 가요입니다. 하지만 그 밖에 음악들은 특별히 북한의 가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대한민국의 뮤지션들이 북한의 유행가들을 각자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한다면 어떠신가요? 조금 더 관심이 생기시나요? 여기에 그런 앨범이 있어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통일음반 동인▲통일음반, 동인의 앨범 자켓


 통일음반 [동(瞳人)]은 2007년 6월 7일에 발매된 통일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음반 제목인 [동(瞳人)]은 순우리말로는 '눈부처'라고 하며, 상대방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지칭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상호공존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음반은 여러모로 가진 의미가 큽니다. 우선은 참여한 뮤지션들입니다. 국내 뮤지션인 바이브, 마야, 배슬기, 김형중, 베이비복스 리브, 마로니에걸즈, Enjel(채은정), JK김동욱, 토미키타, 4MEN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활동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든 가수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유명 신세대 가수들의 대거 참여라는 이유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앨범은 '최초'라는 이름이 많이 붙는 음반입니다. 총 10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최초로 북한과 저작권 협의를 거친 후 합법적으로 계약해 나온 음반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북한 음악을 음반에 담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통일부의 사업승인을 거친 최초의 음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즐겨 부르는 생활가요를 담아 대한민국에 소개해주는 컴필레이션 앨범, [동(瞳人)]에 어떤 음악들이 수록되었는지 알아볼까요? 평소에 음악에 관심이 많은 경수현 기자와 김태양 기자가 각 트랙을 원곡과 함께 감상한 후 생각한 나름의 해석도 함께 소개해보았습니다. 통일음반 동인은 국내 음원 사이트인 멜론, 지니, 벅스 (클릭하면 연결됩니다) 등 에서 들으실 수 있으니 여러분도 함께 들어보면서 비교해 보시는건 어떨까요?  



 1번 트랙 - 반갑습니다

작사, 작곡 : 리종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동포여러분 형제여러분/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얼싸안고 좋아 웃음이요/ 절싸안고 좋아 눈물이니

어허허 어허허허 닐리리야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동포여러분 형제여러분/ 정다운 그 손목 잡아봅시다

조국위한 아픔 뜨거우니/ 통일잔칫날도 멀지 않네

어허허 어허허허 닐리리야/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예예예예예예예

동포여러분 형제여러분/ 애국의 동지 합쳐 갑시다

해와 별이 좋아 행복이요/ 내 조국이 좋아 기쁨인데

어허허 어허허허 닐리리야/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이 앨범의 첫 번째 트랙은 ‘반갑습니다’라는 곡으로,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모르는 분들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원곡의 작사 및 작곡은 리종오가 맡았고, 노래는 가수 리경숙이 맡았습니다. 원곡은 일반 엔카(국내의 트로트와 유사한 음악장르) 스타일의 대중가요인데, 후렴부분에 합창단이 함께 부름으로서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편곡하여 마야가 부른 ‘반갑습니다’는 거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펑크락(punk rock)장르의 음악으로 새롭게 재구성되었습니다. 강렬한 락사운드 때문인지 곡의 제목 '반갑습니다'에서 느껴지는 ‘반가운 마음’이 더 강하게 와닿는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 트랙을 1번에 배치한 것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오아시스의 2집 앨범 첫 곡 제목이 ‘Hello’인 것처럼 음반의 시작을 알리는 효과를 얻으려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2번 트랙 - 우리는 하나

작사, 작곡 : 황진영


하나 우리는 하나/ 단군조선 우리는 하나

하나 민족도 하나/ 하나 핏줄도 하나

하나 이 땅도 하나/ 둘이 되면 못살 하나


긴긴 세월 눈물로/ 아픈 상처 씻으며

통일의 환희가/ 파도쳐 설레이네

하나 우리는 하나/ 단군조선 우리는 하나

하나 언어도 하나/ 하나 문화도 하나

하나 역사도 하나/ 둘이 되면 못살 하나


백두에서 한라까지/ 분단장벽 허물며

통일의 열풍이/ 강산에 차 넘치네

하나 우리는 하나/ 단군조선 우리는 하나

하나 소원은 하나/ 하나 애국은 하나

하나 뭉치면 하나/ 둘 합치면 더 큰 하나


찬란한 태양이/ 삼천리를 비치여

통일의 아침이/ 누리에 밝아오네

하나 우리는 하나/ 단군조선 우리는 하나

하나 우리는 하나/ 단군조선 우리는 하나


 앨범의 두 번째 트랙은 황진영 작사, 작곡의 ‘우리는 하나’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제목처럼 우리는 하나, 즉 남북한의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입니다. 통일에 대한 열망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것이 주된 느낌의 음악입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노랫말 속에 분단된 남과 북이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한 ‘우리는 하나’는 기타와 스트링, 그리고 신디사이저 위주로 편곡된 댄스음악입니다. 보컬은 가수 겸 연기자 ‘배슬기’가 맡았는데, 이 음반이 발매된 시기(2007년)를 고려하면, 세련되게 잘 편곡된 음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번 트랙 -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작사 : 최준경, 작곡 : 리종오


랄라랄랄 랄라랄 랄라랄랄라/ 내 사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이국의 들가에 피여난 꽃도/ 내 나라 꽃보다 곱지 못했소

돌아보면 세상은 넓고 넓어도/ 내 사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랄라랄랄 랄라랄 랄라랄랄라/ 내 사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벗들이 부어준 한 모금 물도/ 내 고향 샘처럼 달지 못했소

돌아보면 세상은 넓고 넓어도/ 내 사는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앨범의 세 번째 트랙은 최준경이 작사를, 그리고 ‘반갑습니다’를 작사, 작곡한 리종오가 작곡한 노래로, 세상은 넓지만 내 나라가 제일 좋다는 마음을 노래한 곡입니다. 원곡의 노래를 부른 가수 또한 ‘반갑습니다’를 부른 리경숙입니다. 노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흥겹고, 밝은 어조로 조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편곡된 ‘내 나라 제일로 좋아’는 김형중 씨가 불렀는데, 약간 빠른 느낌의 발라드 곡으로 편곡되었습니다. 특히 스트링의 선율이 아름다워 귀에 많이 들어옵니다. 특히 북한 곡들은 대개 웅장하고 진취적인 느낌을 주려는 듯 한 구성, 즉 후렴에서 합창을 하는 형식이나 빠른 템포를 선호하는데, 이 곡에서는 그런 성향이 많이 약해진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번 트랙 - 심장에 남는 사람

작사 : 리춘구, 작곡 : 김덕수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여진대도 헤여진대도/ 심장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못잊어/ 아 그런 사람 나는 못잊어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

잠깐 만나도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아 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여진대도 헤여진대도/ 심장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못잊어/ 아 그런 사람 나는 못잊어

아 심장에 남는 사람/ 아 심장에 남는 사람/ 나는 귀중해 나는 귀중해


 원곡은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제작된 동명의 영화인 ‘심장에 남는 사람’의 주제곡으로 사용되어 북한에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입니다. 특히나 아름다운 노랫말로도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앞서 언급한 동명의 영화에서 시나리오를 쓴 ‘리춘구’가 직접 작사를 맡았다는 점이 눈여겨볼만합니다. 또한 앞의 3곡(1, 2, 3번 트랙)과는 달리 템포가 느리고, 여러 가지로 해석되기는 하지만 국가와 민족, 동포애에 관한 내용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순수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는 점이 이색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편곡된 ‘심장에 남는 사람’은 바이브가 불렀습니다. 이 앨범에서 곡의 악기구성, 편곡 전후의 느낌이 원곡과 가장 유사합니다. 바이브라는 그룹의 국내 명성 덕분인지 이 앨범에서 '심장에 남는 사람'이 가장 널리 알려졌으며, 컴필레이션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음원 유통 사이트에서 타이틀곡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5번 트랙 - 여성은 꽃이라네

작사 : 김송남, 작곡 : 리종오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한가정 알뜰살뜰/ 돌보는 꽃이라네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생활의 한 자리가 비여있으리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아들딸 영웅으로/ 키우는 꽃이라네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행복의 한 자리가 비여있으리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나라의 꽃이라네

걸어온 위훈의 길에/ 수놓을 꽃이라네/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나라의 한 자리가 비여있으리


여성은 꽃이라네/ 나라의 꽃이라네

여성은 꽃이라네/ 나라의 꽃이라네/ 꽃이라네


 이 곡은 1993년 김송남이 작사하고, 리종오가 작곡한 곡입니다. 현모양처로서의 여성의 모습을 그린 노랫말이 특징적인데, 2012년 여름 리설주가 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이 곡의 영상을 보면, 남성들을 내조하는 여성을 이상적인양 노래하면서도, 영상에 여성이 과학실험을 하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모습은 국가의 인적재원으로서 여성의 역할 또한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 같아 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복스가 부른 ‘여성은 꽃이라네’는 신디사이저 사운드 위주의 댄스음악으로 편곡되었습니다. 그리고 원곡과 마찬가지로 처음 부분을 합창으로 시작하는데, 그 원곡의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살려서 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심장에 남는 사람▲'심장에 남는 사람'을 부른 바이브#김태양, 경수현▲원곡자 장윤희


 이렇게 10개의 트랙 중 5개의 트랙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음악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원곡 자체만으로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 크게 와 닿지 못했던 음악들이, 대한민국의 유명 뮤지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면서 국내 정서에 맞게 탈바꿈한 모습은 통일조국에서 남북의 문화차이를 좁혀줄 것 같아 밝은 미래를 상상하게 합니다. 나머지 5곡의 음악들은 <북한의 유행가를 대한민국 가수가 노래한다면(후편)>으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제7기 통일부 대학생기자단 경수현, 김태양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