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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 44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 상생 타임머신을 타고 AGAIN 1966!

 

 

  

   지난 6월,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여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동반 진출을 하게 된 것입니다. 최종예선에서 같은 조에 속했었던 한국과 북한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의 강호들과 벌인 혈투 끝에 한국은 무패로 조 1위를 달성했고, 북한은 조 2위로 본선에 오르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고, 북한은 1966년 이후 44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는 역사적 순간이었죠.

 

   북한에게는 이번 월드컵 본선진출이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꿈을 이룬 우리의 이웃 북한. 북한의 축구 대표팀에 속해있는 정대세 선수와 안영학 선수도 이 벅찬 감격의 소감을 밝힌 바 있죠.

 

 

 

▲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환호하는 북한 대표팀

 

  

   마지막 예선 경기였던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사우디의 파상공세를 극적으로 막아낸 북한 대표팀은 본선 진출이 확정되던 순간, 모두 뛰쳐나와 서로를 얼싸 안으며 환호했습니다. 김정훈 북한 감독 역시 선수들의 어깨 위에 올라 본선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였죠. 킹파드 스타디움의 그라운드는 그야말로 눈물바다였지요. 또한 북한으로 귀국한 김정훈 감독,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은 평양공항에서 손에 꽃을 들고 일렬로 길게 늘어선 북한 국민들과 악단의 연주 속에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 선수들이 늘 꿈에 그려왔던 월드컵 본선 진출. 그렇다면 1966년에 열린 제 8회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 선수들의 성적은 어떠했을까요? 지금부터 상생 타임머신을 타고 44년 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1966년, 축구의 종주국인 잉글랜드에서 세계의 축제인 월드컵이 여덟 번째로 열렸습니다. 북한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통틀어 단 한 장만 배정된 티켓을 따내어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하게 됩니다. 이 때 우리나라는 이 대회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월드컵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라는 조항에 반대하여 기권한 것이었죠.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은 4조(소련, 북한, 이탈리아, 칠레)에 편성됩니다. 처음으로 월드컵에 나선 북한은 소련과의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하고 칠레와 1:1로 비긴 뒤 우승 후보 이탈리아와 마지막 조 예선을 치르게 됩니다. 승부는 누가보아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 잉글랜드 현지에서 아시아 대표로 온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저 유럽과 남미가 벌이는 축구 축제의 들러리일 뿐이었죠. 그 어떤 누구도 북한이라는 나라에 대해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 대표팀과 이탈리아 대표팀

 

 

   북한 대표팀은 평균 신장 165센티미터에 까무잡잡한 피부, 철저하게 단체생활을 하며 외출을 일절 하지 않는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대회 3위를 차지한 칠레와 1대1로 비기면서 스피드와 체력, 투지에 넘친 공격 축구를 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있었죠.

 

   드디어 결전의 시간. 북한은 8강 진출을 놓고 ‘아주리 군단’이라 불리우는 이탈리아와 맞서게 됩니다. 이탈리아는 이미 북한과 비긴 칠레를 2대0으로 가볍게 제압한 상태로,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2만 명 여명에 가까운 관중들은 누구나 이탈리아의 필승을 예상했습니다. 문제는 ‘몇 골 차로 이기느냐.’ 이었는데요. 그러나 1966년 7월 19일, 뚜껑을 연 경기의 양상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탈리아는 초반부터 공격수 리베라를 중심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북한의 문전을 어지럽혔으나 북한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이죠!

 

   박두익, 한봉진, 김봉환, 양성국을 주축으로 한 북한의 공격은 전반35분, 이탈리아 선수 한명이 퇴장한 틈을 놓치지 않고 불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빗자루 수비'로, 유럽수비 축구의 제 1인자인 이탈리아를 이른바 '사다리 전법'으로 흔들어댔습니다. 이 '사다리 전법'의 위력은 전반42분에 골로 연결되는 기염을 토했지요!

 

(‘사다리 전법’이란, 북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유럽선수들에 비해 신체조건이 열악하다보니 공중볼에서 많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에서 개발한 작전입니다. 한 선수가 그 앞의 선수를 올려주고, 그 선수는 또 앞의 선수를 올려주는 방식이죠. 그러나 이 이후, '점프를 할 때 같은 팀 선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라는 새로운 조항이 생겨서 더 이상 월드컵에서 사다리 전법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정원 선수가 이탈리아 선수 오른쪽에서 날아온 공을 머리로 받아 중앙으로 띄워 올리자,

 

 

 

문전에 형성된 사다리꼴 대형이 꿈틀하더니,

 

 

 

동양의 진주, 북한의 영웅, 박두익 선수가 총알처럼 튀어나오며 땅볼 강슛!

 

 

 

 

눈 깜짝할 사이에 공이 그대로 네트에 꽂힌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이어솜 파크의 영국 관중들은 일제히 동양에서 온 작은 나라를 응원하기 시작합니다.

 

 

 

 

   당황한 이탈리아는 후반 총공세를 펼쳤으나 북한의 악착같은 수비를 뚫지 못하고 '아시아 촌놈'에게 결국 0대1로 무릎을 꿇고 말게 됩니다. 이것은 이번 대회의 최대의 파란이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북한이 1:0으로 승리 한 것입니다. 이탈리아를 이기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쥔 북한을 보며 세계 사람들은 경탄을 금치 못하였죠!

 

   전 세계인들의 차가운 시선을 보란 듯이 외면해주고 당당하게 8강에 진출한 북한! 1966년 7월 23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0시에 열린 포르투갈과의 8강 경기는 아쉽게도 3:5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에서는 어마어마한 국민들이 한 데 모여 '붉은 모기'라는 별명을 얻으며 8강 진출이라는 기적 같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대표팀을 환영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8강 진출에 실패하고 귀국한 이탈리아 대표팀은 성난 팬들로부터 토마토와 달걀 세례를 받았다는 후문이 있죠.

 

 
▲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이 카드섹션을 기억하시나요? 바로 1966년에 북한이 이탈리아를 야무지게 물리친 그 때를 다시 재현하자는 염원을 담은 카드섹션이었습니다.(잉글랜드 월드컵 당시에는 본선 진출국이 16개국이어서 조별리그 다음이 바로 8강이었습니다.) 그 옛날, 우리 이웃 북한이 이겼던 정기를 받았는지는 몰라도 이 경기에서도 한국은 승리하였습니다.(설기현 선수의 극적인 동점골과 안정환 선수의 연장전 골든골! 다들 기억하시죠?^^)

 

 

 

 

 

  

   자, 상생 타임머신은 여기까지입니다.

 

   북한은 현재, 죽음의 조라 불리우는 G조에 속해있습니다. 위의 표에 나오는 경기 시간은 남아공 현지 시각 기준입니다.

 

   월드컵 역사상 남북의 첫 동반 본선진출!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에서 남과 북의 형제가 남아공 그라운드의 잔디를 동시에 밟을 생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 전인미답의 역사적인 순간이 훗날 남북의 화해와 협력에 있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 참고 자료 :

사진 - AP통신, fifa.com, gettyimages, newsis, sportalkorea, stoo.com

글 - 파란블로그-아이비빵의 축구 정보센터, 네이버카페-스포츠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