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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다큐멘터리 <신혁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보이는 양강도 혜산. 혜산 장마당을 떠돌던 7살의 꽃제비였던 신혁이는 우는 모습이 전부였습니다. 신혁이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압록강을 건너 4개의 국경을 거쳐 한국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탈북 이후 신혁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배는 단단하게 부풀어 있었고, 4세 아이의 신체발육상태였습니다. 신혁이는 혜산 장마당에서 사람들이 먹다 남긴 국수 국물, 무껍질 등을 먹으며 살아갔습니다. 신혁이의 엄마는 중국으로 탈북했고, 아버지는 죽었습니다. 한국에 가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오이를 먹고, 고기를 먹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신혁이에게서 일곱 살 아이가 지니는 순수함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한국으로 온 지 4개월 후, 탈북 과정을 촬영했던 삼촌과 신혁이는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붓기가 빠지고, 키가 많이 큰 신혁이는 건강해 보였습니다. 신혁이는 하나원을 나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함께 사는 곳 '우리집'에서 형, 누나, 선생님들과 함께 한국에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신혁이의 학교생활은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첫걸음입니다. 북한에서 왔다는 신혁이를 처음 본 남한의 친구들은 신혁이를 신기하게 여기기도 했고, '북한 완전 싫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힘든 학교생활이었지만 신혁이는 친구들에게 점점 마음을 열면서 학교생활에 적응 하고 학교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신혁이의 한국 생활 적응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출처: 채널A)


한국으로 오기 전 신혁이의 꿈은 경찰관이었습니다. 한국에 온 지 1년, 신혁이의 꿈은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신혁이의 1년은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밝은 모습 뒤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고, 어느 순간에는 말과 행동이 거칠어지기도 했으며 툭하면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고집불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을 '우리집'에 초대할 수 있다는 소리에 기뻐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이’였습니다. 신혁이는 한국에 와서 좋아하는 오이를 먹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공부도 맘껏 하지만 아직은 외부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강합니다. 북한에서 온 친구를 처음 본 반 친구들의 적대적인 모습에 당황했던 신혁이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신혁이의 모습은 탈북민의 모습이며 신혁이 친구들이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봄소풍 때 과자를 주며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던 신혁이에게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신혁이의 이야기는 한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통일과 북한 이야기를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탈북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북민을 통해서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탈북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강연회나 다큐멘터리를 자주 찾아보는 편입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통일이 조금씩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준비는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인 듯싶습니다. 그 시작은 한국과 세계에 있는 탈북민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신혁이를 통해서 탈북민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늘기를, 신혁이를 통해서 통일 이후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