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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문화공간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3) 열한 살의 유서

 함경북도 은덕에서 태어나 9년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탈북한 후, 현재는 서강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 심리학을 전공하며, 케이블 채널 '지금 만나러 갑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던 김은주씨,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열한 살의 유서'가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의 세번째 소개 도서입니다.

사진1 책 <열한 살의 유서> 표지▲ <열한 살의 유서> 표지

 "지하철이 문을 닫고 덜컹거리며 출발한다. 열차는 이내 창자 같은 컴컴한 터널 속으로 삼켜진다. 나는 멍하니 지하철 문에 기대 서 있다. 유리창 밖으로 터널 속 불빛이 번쩍번쩍 지나간다. 열차가 정차하는 역마다 붙어 있는 야단스러운 광고판에 눈이 어지럽다. 광고판에는 나로서는 해독 하지 못할 문구들이 적혀 있다. 서울에서는 모든 것이 너무 빠르다, 지하철처럼."

 책 속의 말처럼 서울, 아니 대한민국은 모든 것들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통일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닐까요? 북한의 식량난이 심했던 1997년, 아버지는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나고, 어린 나이에 어머니, 언니와 함께 탈북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95km 약 20분, 은덕에서 청진까지 95km 약 48시간' 이 짧은 문구에서도 현재 남북 간의 격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진2 저자 김은주씨▲ 자신의 책 ‘11살의 유서’를 들고 있는 김은주씨

 나는 지금 내가 태어난 땅과 나를 갈라놓는 철조망으로부터 고작 6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기아와 무자비한 압제에 초주검이 된 나의 고향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2천5백만 명이 사는 북한은 암흑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 

 이 책은 북한에서 살았던 평범한 소녀가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남과 북의 평범은 지극히 상반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의 무관심이 그 격차를 더 벌이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볼 것이고 누군가는 무시할 테니 말이죠. 남북 각각 2km, 고작 4km 가지고 우리는 자유를 누리고 그들은 억압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 우리가 지금 당장 큰일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지금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성 어린 관심이라 생각됩니다. 이상 곽호기 기자였습니다.


사진 출처: 여성신문


#곽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