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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북한 전망대

북한에서는 설에 무엇을 할까요?

 

 

북한에서는 설에 무엇을 할까요?

 

 

 

 분단 이후 50년이란 긴 세월동안 남과 북의 전통문화는 사회, 경제, 정치구조 속에서 서로 각기 다른 변화를 겪었으며, 이는 한 민족이 공유하는 문화적 동질성에 심각한 위해를 가져왔습니다. 그 예로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새터민들이 남한에 와서 겪게 되는 여러 문화적 차이에 따른 오해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즉, 한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분단이라는 시간 하에서 서로간의 문화가 다르게 변화한 것이죠. 이 같은 차이는 분단이 지속될수록 계속해서 심화될 것이며, 결국 한 민족이라는 의식조차 희미해져 앞으로 다가올 통일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서로간의 이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지요. 그런 연유로 이번 ‘윗동네 알아가기’에서는 설을 맞아 ‘북한의 설문화’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연애’는 언제나 서로에게 한 발자국 먼저 다가가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하죠? 지금부터, 우리 북한과 한 번 뜨거운 ‘연애’ 제대로 해 봅시다!

 

 

 북한에서는 설을 기념하지 않는다?

 

 이번 ‘윗동네 알아가기’ 기사를 준비하며 가장 당혹스러웠던 점은 놀랍게도 북한에서는 설날(구정)을 기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 설날이 되면 고향을 찾는 발길로 전국이 분주해지는 남한과 다르게 북한주민들에겐 설은 그저 평범한 휴식일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설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딱히 없습니다. 매우 놀라운 사실이죠.

 

 

 

끝이 보이지 않는 설날 귀성길 풍경모습

 

 북한에서 설날을 기념하게 않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남한과 북한의 ‘명절’의 의미가 서로 다른데서 기인하는데 있습니다.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명절’의 의미를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하는데, 사회주의 명절과 민속명절이 바로 그 것입니다. 사회주의 명절은 ‘나라와 민족의 융성발전에 매우 의의 깊고 경사스러운 날’로서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축하는 기념일이며, 민속명절은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며 민족적으로 즐기는 날을 의미합니다. 허나, 사회주의 명절과 다르게 민속명절은 휴일로 정해져 있으나 휴일을 전후한 일요일에 대신 노동을 하는 ’대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민속명절의 경우 명절로서의 의의가 사회주의 명절보다 약합니다. 즉, 설날에 휴식하는 대신 가까운 일요일에 보충근무를 해야 하므로 사실상 휴식의 의미는 별로 없는 것이지요.

 

 

북한에서는 설날(구정)과 양력설(신정)이 다르다?

 

 또한 북한에서는 오랫동안 양력설(신정)만을 설 명절로 즐겨 쇠왔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설날을 진짜 설로 여기지 않습니다. 양력설은 북한에서 가장 큰 민속명절로 이틀간 공휴일로 쉴 뿐만 아니라, 쌀, 술, 고기 등의 국가적인 배급이 있기 때문에 결혼한 자녀들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부모님을 찾아가 인사도 올리고 음식도 나눠먹습니다. 즉, 북한의 양력설은 남한의 설날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설날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국가적인 배급이 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이를 특별히 기념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설을 맞아 윷놀이를 즐기는 북한 주민들

 

 그렇다면 설날에 북한주민들은?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설날에 무엇을 하며 보낼까요? 북한주민들은 설날을 특별히 기념하진 않지만, 이 날은 금수산기념궁전, 만수대언덕, 평남 평성시 장수산, 남포시 등 각지에 있는 김일성 동상을 참배한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평양 인민대학습당, 개선문 등의 광장에서 연날리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줄넘기 등 각종 놀이를 하기도 하구요.

 

 

 

 

 

김일성 광장에서 참배하는 북한 어린이들 

 

 

 

설 명절, 줄넘기를 즐기는 북한 어린이들

 

 

 

 

 

 

 

 

그러나 북한의 언론매체에서 소개하는 연날리기, 윷놀이, 팽이 돌리기 등의 민속놀이 풍경은 노동당에서 조직한 극소수 단위의 행사에 불과하다고 하며, 음력설 당일 김일성 동상에 대한 집단참배행사는 고위 당, 정 간부에 한해 실시되며 주민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참여할 뿐 동상참배를 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당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통일부 상생기자단

                                                                  류재영 기자

   heyclickman@hanmail.net     

<참고자료>

「북한의 명절과 민속놀이」, 김태홍(동북아문제 연구원 책임연구원), 120 통일로 11월호.

연합뉴스 외 각종 사이트 사진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