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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통일에 대한 당신과 나의 생각

통일에 대한 당신과 나의 생각

 

 

주말을 맞아 친구 두 명이 네덜란드의 제 숙소에 찾아왔습니다.

한 명은 영어로 힘들어하는 제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영호 오빠, 그리고 또 한 명은 폴란드에서 네덜란드로 공부를 하러 온 꿈많은 소녀 카샤입니다.

그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도중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 것인지에 관해 친구들과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 것 같아?”

 

통일부 상생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통일”에 대한 믿음엔 한 번도 변함이 없었으나 막상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으니 많은 고민이 들었습니다.

“언제”에 대한 깊은 논의는 해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통일부 상생기자단으로 활동하고 나서 제일 먼저 했던 활동은 하나원을 찾아 한국을 찾아 온 북한 동포들을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새터민, 북한이탈주민 등 그들을 부르는 명칭 하나도 민감한 부분이어서 용어를 사용하는 데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 얼마나 힘겹게 한국을 찾아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북한 내부에서 개인의 사상과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에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보기도 했습니다. 비록 총과 칼 앞에서는 변화에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통일에 대한 믿음은 의심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대화중에 떠오른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 것 같아?” 라는 질문은 저를 굉장히 당황시켰습니다.

“통일”에 대해 진지한 자세를 취하지 않고 그저 “언젠가는 이뤄지겠지,” 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진 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곰곰이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고려해야 할 상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후일 것입니다. 그의 사후 북한내부의 권력 다툼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그의 죽음이 북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가 유럽의 국제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이 제겐 빠른 통일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합니다. 밖의 세상을 경험한 그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로는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고민입니다. 남북이 분단 된지 반세기가 흘렀고 조금씩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들도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성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좋은 대학에 갈까 고민하느라 글짓기대회가 있는 6월 25일을 제외하고는 통일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을 염원하는 이가 사라지면 남북은 국경을 맞댄 “다른”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달라지고 있으며, 우리의 사고방식은 달라진지 오래입니다. 적어도 반세기 전에는 통일이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제 친구 카샤는 자신들의 역사에서도 오랫동안 국토가 다른 나라에 의해 분열되었으나 결국에 현재는 하나가 되어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통일의 당위성은 무엇일까?

또 다른 고민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세 번째로는 “전쟁”에의 고민입니다. 우리는 아직 휴전 중입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난꾸러기 녀석들이 머리를 싹뚝 자르고 군대로 향하는 것일테지요. 통일부 상생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전쟁과 관련한 유적지를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어느새 저는 평화주의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포기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 땅 위에서 또 한 번의 전쟁이 일어나는 비극은 반드시 막아야만 하지만, 이 땅위에 슬픈 전쟁이 있었음은 모든 국민이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일테지만, 우리가 사는 이 땅위에 서로 화합하지 못해 잃어버린 동포들이 북녘 땅에 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이 통일에 한계가 있을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통일은 더욱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독일통일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통일은 계획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반가운 손님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항상 그가 언제고 찾아올 수 있음을 잊지 않고 반가이 맞을 마음가짐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통일 후에는 미국처럼 연방제 국가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서로가 다른 문화를 공유했던 만큼 그에 대한 존중을 통해 서로의 분쟁을 완화하고 미래로 향해 나아가기에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 것 같아?” 라는 친구의 물음에 하루 종일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오늘 이 기사가 여러분께도 자신의 미래와 미래 한국을 예측하는 데 있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길 바래봅니다.

 

지금까지 통일부 상생기자단의 박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