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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미래 길잡이/통일로 가는 길

통일 한국 대통령의 고민은?

 

 

통일 한국 대통령의 고민은?

「통일 10주년 기념 모의 국무회의」참가 소감

 

 

 

 

강룡(연세대학교 교육학과 4학년, 북한이탈주민(‘05년 입국))

 

 

 

지난 11월 9일 통일부 통일교육원 주최로「통일 10주년 기념 모의 국무회의」가 개최되었다. 우리나라가 통일을 이룬 후 10년이 지났다고 가정하고 통일 후 진행된 정책들을 평가하는 모의국무회의는 참가자 모두에게 통일한국의 밝은 미래를 확신하게 해준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더욱이 통일한국 대통령 역할로 뽑혀 국무회의를 주관한 나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행사였다. 나는 북한을 탈북, 4년전 한국에 입국하였다. 현재,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장차 통일한국의 교육부 장관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내가 통일한국 대통령으로서 국무회의를 주관하면서 해결해야 했던 과제는 통일로 인한 혼란을 긍정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아울러, 각 부처가 부처이기주의와 편협한 사고방식을 넘어서서 범정부적 차원에서 선진화된 통일국가 건설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통일로 인하여 추가 재원이 소요되었고 부처간 연계사업이 많아졌기 때문에 예산의 적절한 배분과 부처간 협력을 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통일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더욱 성숙하게 가꿔 나가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다. 모든 국정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대원칙 아래 운영하도록 강조하였다. 남한과 북한 출신 국민들이 상호 이질감을 극복하고 완전한 사회통합을 이루게 하는 것은 국정 운영에 있어 선차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과업이었다. 아울러, 남한과 북한 출신 국민들 중 인재를 발굴하고, 적재적소에 임명하여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도 통일국가 대통령으로서 성공적으로 수행해야할 과제였다.

 

이번 모의 국무회의에서 외교통상부, 노동부, 문화관광부 등 8개 부처 장관들이 지난 10년간 통일국가가 이룩한 성과와 그 과정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과 교훈, 앞으로의 비전에 대하여 보고하는 내용들 속에서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통일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당위성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부각되었다. 통일의 문제는 민족적 당위성을 초월하여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과업이며,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안임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었다.

 

국무위원들인 각 부처 장관들이 통일국가 10년의 성과들을 나열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통일은 “부담”의 의미보다 “발전”과 “혜택”의 의미가 훨씬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골드만삭스는 남북 통합과정이 시작된 후 30~40년 내에 통일한국의 GDP 규모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G7국가(미국 제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우수한 우리 민족이 하나로 뭉친다면 통일한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은 획기적인 수준으로 높아지리라고 확신한다.

 

이번「통일 10주년 기념 모의 국무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는 통일교육원에서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면접시험을 보았다. 명문대학에서 북한학을 전공하는 다른 쟁쟁한 후보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탈북자인 내가 대통령 역할로 선발되었다는 사실을 통보받는 순간 나는 자유민주주의의 위대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대통령 역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인식하고 철저한 준비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청와대 홈페이지를 비롯하여 여러 사이트와 자료집들을 참고하여 국무회의와 각 부처의 기능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였다.

 

기조발언과 마무리발언을 작성하고 각 부처 장관들의 사업보고와 심의내용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를 해야 하는 과정은 한국에 입국한지 4년차인 나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평소에 통일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북한과 통일, 동아시아 정치 및 국제정치에 대하여 해왔던 공부와 고민이 이번 국무회의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통일 국가의 위상에 걸맞게 각 부처가 이룩한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하여 코멘트를 하는 일에는 많은 학습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였다.

 

대학원 진학 준비 등 학업에 바쁘고, 홀로 낯선 땅에서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는 가장의 몸이지만, 언제나 내가 태어난 북한, 내가 현재 발을 딛고 살고 있는 남한을 가슴에 품고 남과 북이 모두 함께 웃는 그날을 위하여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게 있어서 이번 모의국무회의 행사 참가는 자유민주주의의 위대함과 통일한국의 비전을 다시 확인해 보는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