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통 베스트

북한의 식생활과 식량사정

 지난 가을에 저는 중국인 유학생 친구들과 2박 3일로 부산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동안 중국 친구들과 우리 사이에 식습관이나 식생활이 달라 크게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제일 가까운 나라 중에 하나인 중국과도 이렇게 식생활에서 차이가 나는데 북한의 식생활은 어떨까 많이 궁금해졌습니다. 식생활에 따라서 사람의 성격이 결정된다고도 하는데, 북한의 식생활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배급을 받는 북한 주민들>



 북한 주민의 식량구입은 크게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모두들 생각하는 것처럼 배급에 의한 방법과 스스로 시장에서 구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연령과 직업을 기준으로 식량공급 급수를 책정하며, 이 급수에 따라 식량을 차등적으로 공급하는데, 모두 9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급수에 따른 1일 공급 기준은 다음의 표를 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1급은 광석을 캐는 중노동자들의 등급에 해당하며 9급은 영아에게 주고 있으나 식량 부족 등 경제난으로 등급별 정량 배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배급표에는 모두 15개의 조각(배급눈깔)으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조각에는 배급시기(상순 이나 하순)와 날짜, 공급 급수(1~9급, 표 참조)와 공급량이 적혀져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근로자가 지난 15일동안 무단결근과 지각한 횟수를 합쳐 해당하는 분량만큼 배급표의 작은 조각(눈깔)을 떼어내고 주며 무단결근 하루와 3회 지각에 각각 1일치의 배급량을 공제하게 됩니다.

 연로보장을 받는 노부모와 직장에 배치되기 전의 자녀들, 전업주부들의 식량배급표는 세대주(노동자)의 직장에서 나눠주게 되는데, 세대주가 지각이나 무단결근으로 공제받어도 피부양인들에게는 15일치 전부를 공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모두들 초등학교 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협동농장의 농민은 1년에 한 번 결산분배를 통해 배급을 받게 되는데 각 농민이 받는 결산분배량은 작업반의 목표달성도에 따라 정해지게 됩니다. 즉, 자신이 속한 작업반이 원래 계획의 70%를 달성하게 되면 정해진 분량의 70%를 공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애국미라는 명목으로 10%를 감축하고 추가로 전쟁비축미라는 명목으로 12%를 감축하는 등 그 양을 지속적으로 줄여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배급도 한 달에 2번씩 하도록 되어 있으나 한 달에 한 번 하거나 한 두달, 건너뛰기도 하다가 급기야 1995년 특정계층을 제외하고는 배급을 중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스스로 식량을 구입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농촌 지역에서는 산에서 나물을 채취하거나 농장에서 식량을 훔치는 사람이 늘어났으며 주변에 공터가 있는 경우 세대당 30평 정도까지는 통제가 없으므로 채소나 감자 등을 심는 텃밭으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돼지나 염소를 키우는 농민도 증가하였습니다. 도시주민들의 경우 텃밭을 갖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장마당에서 식량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장마당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대부분의 생필품이 거래됩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서 쉽게 구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현재 북한은 굉장히 어려운 식량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식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자세히 아는 분은 얼마 없이 막연히 어렵다고만 알고 계셨을 겁니다. 북한의 현재 상황을 알아가는 것은 통일을 위해 준비해야할 상황을 알아가는 중요한 활동중의 하나입니다. 


 출처: 북한의 이해(2010)


 
이 기사는 3월 21일 다음 View 국제 부문 베스트 기사로 선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