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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단/톡톡바가지

북한의 영변 핵시설 빗장 풀리나

   200812월 이후 6자회담이 중단된 사이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향상된 것으로 보여, 핵문제는 먼나라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북한의 핵포기가 남북관계 회복에 있어 우선순위인 우리 정부의 정책에서도 핵문제는 통일의 문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를 한달여 앞둔 시기에 지난달 23일 베이징서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제3차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렸습니다. 회담 이후인 29일에는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베이징 회담 발표문을 공개하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발표문에 따르면 북한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중단하고 이를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비핵화 사전조치에 합의했고, 미국은 북한에 24만 톤 규모의 영양지원을 할 것으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북미간의 베이징 합의에 대해 해외 외신들은 김정일 사망 이후 변화된 북한 지도부와 맺은 합의라면서, 김정은이 세계무대에서 처음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고 북한도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인 415일을 앞두고 식량을 얻게 되어 이번 합의가 양국 모두 이익을 본 회담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기로 한 점에 대해 국내 언론에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외에 금창리의 지하동굴이나 평양시내 연구소 등 3~4곳에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시설을 숨기고 있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이 이루어져도 크게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각주:1] 중앙일보도 지난달 29일 공개한 발표문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근거로 향후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습니다.[각주:2]

 

중앙일보 3월 2일자 기사에서 언급 된 북미 발표문의 차이



   국내 일부 언론이 ·미 베이징 합의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있더라도 사찰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 발표문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이번 합의에 대해 작은 첫걸음이라고 밝히면서 신중한 입장을 지켰습니다. 또한 북한이 핵을 통해 지원만 받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23만 톤의 영양지원을 매달 2만 톤씩, 12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은 미국과 합의를 통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영변 핵시설에서의 유라늄 농축 등 핵 활동에 대해 모라토리엄(일시 정지)을 이행하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북미간의 회담 이후 북핵문제가 다시 대화로 해결될 가능성을 보이자 200812월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진행될 거라는 예측도 벌써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37일에는 미국과 북한이 영양 지원 관련 세부사항을 마무리하기 위해 북한 측과 이틀간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영양 지원이 핵시설 사찰에 대한 대가가 아닌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북핵과 식량지원을 연계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과거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용 카드로 사용해 식량지원이나 경제적 지원, 경수로 건설 등과 같은 이익을 취하고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핵무기를 통해 영양지원을 받는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북핵문제는 협상용? 

   현재 핵을 두고 협상의 밀고당기기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사이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국일보 칼럼을 통해서 북핵문제에 새롭게 접근하기도 했습니다.[각주:3] 이근 교수의 논리는 다음과 같은 가정을 제시합니다. 


가정 1.  북한이 중국, 소련과 군사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 일본과는 수교를 맺었다는 가정
가정 2. 한국은 한미동맹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사회주의 미수교국과 수교를 추진한 북방정책 역시 실패했다는 가정
가정 3.  냉전이 사회주의권의 승리로 끝나고 한국만이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한 자본주의 국가로 남아있다는 가정
가정 4. 
북한의 남방정책이 성공해 한국은 군사적으로 지원받을 동맹도 없고, 북한을 위시한 적대적인 사회주의 국가에게 포위당한 상태라는 가정 

    
이근 교수는 이러한 가정이 성립한다면 남한도 어쩔 수 없이 군사적으로 핵무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는 현재 북한이 핵을 갖는 이유가 협상용이든 체제보장용이든 "현 국면이 자신들에게 매우 불리하고 또 위협적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입니다.

  현 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핵포기를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그에 따른 보상을 약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과거 정부에도 남북관계에서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은 어려웠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도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해 관계가 갑작스럽게 악화되기도 했습니다. 즉 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없이 회복된 남북관계는 모래위에 쌓은 집과 같이 쉽게 무너진 것입니다.

 
 북한의 핵이 협상용이든 체제보장용이든 '불안감'과 '고립감'으로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비핵·개방3000’이 과거 모래위에 쌓은 집처럼 쉽게 무너지는 남북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고,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 없이는 진정한 남북관계 회복과 통일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핵은 어떠한 정당성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3/02/2012030200205.html [본문으로]
  2.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3/02/7145368.html?cloc=olink|article|default [본문으로]
  3.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203/h2012030721041324370.htm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