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일 미래 길잡이/현장과 사람

[인터뷰]통일동우회 송한호 회장님

 

 

통일동우회 송한호 회장님과의 만남


12월의 광화문은 따뜻함을 풍긴다. 곳곳의 건물들은 크리스마스 준비를 일찌감치 마쳤고, 추운날씨인데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오늘 상생기자단이 찾은 곳은 광화문우체국에 위치한 통일동우회 사무실이었다. 통일동우회 송한호 회장님(前 통일부 차관)께서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계셨다. 환한 미소를 보이시며 우리에게 악수를 청하셨다.

 

                                                            <송한호 회장님>

 

통일동우회는 통일부 출신인사들을 회원으로 하는 사단법인체이다. 동우회는 회원 상호간의 친목과 상부상조를 도모하고, 남북 간의 협력과 평화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99년도에 만들어 졌으며, 현재 회원은 400여명에 달한다. 동우회에서는 소속기관으로 통일교육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통일 및 북한문제에 관한 연구, 통일정책 개발 및 건의, 통일교육, 홍보 들을 통해 국민들의 올바른 통일관 정립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매년 5회 정도의 세미나와 토론회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가 송한호 회장님을 만나 뵙게 된 것은 과거부터 현재의 남북관계를 돌아보고, 우리들이 현 통일문제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또한 상생과 공영을 위해 우리들이 품어야할 마음의 자세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인터뷰는 기자단의 질문과 회장님의 답변 형식으로 진행 되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기자단 : 예전에 회장님께서 통일부에 근무하셨을 때와 지금의 남북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회장님 :  84년 여름 LA올림픽을 앞두고 LA에 거주하는 교민으로부터 "앞으로 북한 선수가 LA올림픽에 참가하여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우리는 어느 나라 선수를 응원해야 하는가"를 질문 받은 일이 있다.
지금은 그런 질문 자체가 제기조차 될 수 없는 문제이지만, 80년대만 하더라도 그 만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일반 국민들의 대북감정과 의식이 경직하였음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남북관계는 내가 통일부에 재직하던 8~90년대에 비하여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있는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다.
비록 지금은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되고, 금강산 관광 중단에 이어 북한의 개성관광 중단, 남북열차운행 중단 등의 강경조치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었다고는 하나 민간차원의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고, 개성공단에 80여개의 우리나라 업체가 입주하여 3만 5천여 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여 생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 민간단체들도 북한 측 관련단체와 협력하여 식량, 의약품등 인도적 지원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기자단 : 현재 북한이 대남강경조치를 취하고 있어 남북관계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현재의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을까요

 

회장님 : 지금처럼 경색된 남북관계가 계속된다고 해서 조급하게 생각하거나 성과 없는 남북대화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을 견지할 경우 북한이 우리를 따돌리고 미국과만 대화하고 협력하는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게 되면 한국은 한반도와 관련된 문제에서 소외되고 고립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94년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하겠는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현재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 국제적 위상이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틀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통미봉남' 전술은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에 너무 과민한 반응을 나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북한은 이명박 정부가 6․15 공동선언과 10․4 합의사항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하면서 남북당국 간 대화를 중단시키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진실을 왜곡한 것으로서 남북 간의 신뢰와 발전을 저해하는 억지 주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정부는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무시하거나 부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6․15 공동선언, 10․4선언 등 과거 남북 단국 간의 합의한 사항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폭 넓게 협의하여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실행방안을 강구하자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남북관계는 남한과 북한 두 나라 모두 서로를 인정해야 풀어 갈 수 있는 문제이다. 우리에겐 확실한 원칙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일시적 어려움에 동요할 필요 없다. 강한 의지, 또 강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기자단 : 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상생공영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회장님 : 상생공영정책은 남북한이 서로 상대방을 부정하지 않고 공존하는 가운데 교류와 협력을 통해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핵 프로그램의 진전에 따라 남북경제 협력을 심화시켜 북한경제의 획기적 발전을 돕겠다는 대북정책은 현실적으로 타당한 정책이라 본다.


기자단 : 통일부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보람되었던 때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회장님 : 통일원 차관시절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 수석대표로서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을 성사시킨데 이어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로 참여하여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에 기여한 것이 가장 보람되었던 일이었다. 물론 북한 측이 팀스피리트 군사훈련 중지, 문익환ㆍ임수경 사법처리 중지, 콘크리트 장벽 철폐 등 회담 외적인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우여곡절 속에서 회담이 이루어졌으나 이 또한 인상 깊이 남는다.


기자단 : 퇴직한 다음에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회장님 : 대부분 통일부에서 수십 년 동안 근무하다보니 남북관계 문제에 관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다. 때문에 여러 곳으로부터 강의가 들어온다. 나의 경우에는 호서대학교 북한학 교수로 학생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는데, 30여 년 간 통일관련 문제에 종사했다고 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약 9년 정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덕분에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통일문제를 바라보는 식견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퇴직 후 민족통일정책자문회의 사무총장, 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 통일고문회의 고문, 그리고 지금의 통일동우회 회장 자리까지 맡고 있다.


기자단 : 통일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회장님 :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서 무엇보다 통일에 대한 남다른 의지 및 자신감과 함께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일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큰 긍지로 삼는 것이 좋다. 비록 통일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남북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통일은 힘 있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며 통일부 직원들은 통일 1세로서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인터뷰 내내 회장님은 즐거운 표정으로 말을 이으셨다. 예전의 소소한 일까지도 모두 기억하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장님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하셨다. 이해와 인정, 머릿속과 입가에서만 맴도는 말이 아닌, 우리들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이해와 인정이라면, 통일의 꿈은 그야말로 꿈이 아닌 현실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송한호 회장과 서수정 기자> 

 

                                                                                            통일부 대학생 상생기자단

                                                                                            최자영(onkill2@hanmail.net)

                                                                                            서수정(sjsuh.unikorea@hanmail.net)